아산정책연구원 제 4회 플레넘 참석 기자간담회서 주장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의 핵실험 억제를 위해 물밑접촉을 하고 있는 가운데 6자회담으로는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 왔다.
최근 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 대표가 미국 뉴욕에서 회동하고 이어 한·중,미·중 수석대표가 양자회동을 갖는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물밑접촉을 계속해왔다.
중국 칭화대 옌쉐퉁(사진위) 교수(국제문제연구소장)는 22일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 4회 아산플래넘 참석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옌 교수는 그러면서 “6자 회담의 목적은 북한이 핵 실험을 하는 것을 멈추게 하거나, 규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6자 회담 참가국들이 '비핵화' 목표에 사로잡혀 회담의 문턱을 높게 잡지 말고 먼저 회담부터 재개해야 한다는 중국의 논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6자 회담 재개와 관련, 한미일은 지난해 무산된 '2·29 합의' 당시 북한에 식량 지원 대가로 요구한 비핵화 조치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사전조치로 요구해왔다. 무조건 대화재개를 요구하는 북한은 6자회담 재개 이후에 해당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중국도 이에 동조하는 모습이었다.
옌 교수의 주장을 요약하면 북한이 6자회담 공백기 동안 핵무기의 소형화·다종화,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 등을 추진한 만큼 회담부터 먼저 회담부터 재개해 핵무기를 동결하는 게 현실에 맞는 대안이라는 것이다.
옌 교수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돌아와 대화를 하는 동안에는 핵실험을 할 수 없으며, 6개국이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에 묶어 둘 수 있다면 그 동안은 핵실험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옌 교수는 북한 비핵화의 궁극적 해법으로는 미국·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꼽으면서도 그 가능성은 낮게 내다봤다. 그는 "미국도 외교관계를 맺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일본도 정상화를 원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이유를 제시했다.
북한에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온 중국 시진핑 정부가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꺾을 지에 대해서도 그는 의구심을 표시했다. 옌 교수는 “한중 정상이 1년에 2~3번 만나 긴밀한 대화를 하는 반면, 중국과 북한은 2년 6개월 간 회담이 없었다”면서 “만나지도 못하는 북한 지도층에 (중국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중국은 불만족과 분노를 표명할 것”이라면서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비핵화와 추가 핵실험을 원하지 않는다면 실질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옌 교수는 칭화대 현대국제관계대학원장, 세계평화포럼 사무총장이자 ‘국제정치학 저널’ 중국판과, ‘국제정치과학; 편집장 등을 맡고 있는 중국내 현실주의 학자로 꼽힌다.
그러나 인민대 청샤오허 교수는 옌 교슈와 약간 다른 견해를 보였다. 청샤오허 교수는 '핵시대의 도래'라는 주제로 열린 제 2세션에서 4차 핵실험과 관련,"6자회담 노력이 진행중"이라며 6자회담을 호평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북한의 실익이 없는 만큼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는것을 막기위해서는 강화된 국제협력 공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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