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18일 "사옥 매각은 3가지 대안 중 하나일 뿐"이라면서 "다동 사옥 매각 여부는 전혀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 행장은 이날 오전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해 "누가 (우리 사옥의 매매가로)4000억원을 준다고 하더냐? 그 값을 쳐준다면 당장 팔겠다"면서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단호한 어조로 "노조에 제시한 3가지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계획이지만, 의사결정은 어느 쪽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씨티은행 사측은 노조에 ▲다동 사옥 매각 후 통합 이전 ▲다동 사옥 리노베이션 ▲분리돼 있는 기업·소매금융 센터의 유기적 통합 등 3가지를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소매금융을 담당하는 신문로 씨티뱅크센터와 기업금융센터인 다동 사옥이 분리돼 있는 상황에서 유기적인 통합이 가능하다고 보는 직원들은 드물다. 선택지는 사실상 1번과 2번으로 압축되는 셈이다.
금융권에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곤 해도 결국 사옥 매각 후 이전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기업·소매금융과 인천의 전산 센터까지 한 곳에 모여있을 때만큼 시너지 효과가 큰 대안이 없어서다. 이전 대상 장소로 검토중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가 2~3년간 임대료를 받지 않고 관리비만 받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한 것도 큰 유인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아직 사옥을 매물로 내놓지도 않은 상태"라면서 "과거 상암동 이전을 검토했던 것처럼 여의도 IFC 측의 조건을 살피면서 다동 사옥 리노베이션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명예퇴직금 마련을 위한 사옥 매각은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씨티은행은 올해 전체 점포의 30%를 줄이고, 직원 600여명을 명예퇴직 방식으로 감원할 방침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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