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실적 부진 이유로 세계적으로 소매금융 감소 추세
한국시티銀, 점포 56곳 폐쇄·650여명 인력감축 예고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실적 부진으로 소매금융 부문을 철수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그룹차원에서 수익성 악화가 극에 달하자 수익성이 부진한 소매금융에 칼날을 들이댈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2004년 한미은행과 통합 후 소매금융을 확대해온 지 10년만의 일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마이클 코벳 씨티그룹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지속적인 리포지셔닝(repositioning)'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대기업·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과 카드부문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부문은 철수하라는 방침으로 분석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지난 8일 온두라스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했고 지난해에는 루마니아·터키·우루과이·파키스탄·파라과이 등 5개국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한 바 있다. 씨티그룹은 이를 통해 연간 11억 달러의 비용을 감축하고 직원 1만1000명을 감원한 것을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전체 190개 지점 중 56개를 통폐합하고 4000여명의 인력 가운데 650여명을 구조조정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서울 청계천로 다동에 위치한 사옥을 매각하고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로의 이전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국 내 영업철수를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씨티은행 노조는 점포폐쇄에 대해서 단체행동을 고려 중이다. 노조는 16일 오전 법원에 '영업 점포 폐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오는 25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단체행동권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노조는 분식회계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에 조사 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한국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씨티은행 홍콩, 싱가폴, 런던 등 30여곳과 경영자문 계약을 맺어 해외로 유출되는 돈이 연단위로 1000억원 이상"이라며 "노조측에서는 이를 수익악화의 주범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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