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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이면]이통 영업정지 '한달간의 三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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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이통사 영업정지…"시장도 보조금도 죽었다"


[뉴스의 이면]이통 영업정지 '한달간의 三痛' 지난 3월13일 시작된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가 반환점을 맞은 16일 오전. 테크노마트, 종로, 을지로 등 서울 주요 지역에 위치한 매장들은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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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 죽었고 모두가 패자였다. 영세 상인들은 길거리로 내몰렸고 제조사는 내수 시장에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자들도 선택권을 박탈당했다.


지난달 13일 시작된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가 반환점을 맞은 16일 오전. 테크노마트, 종로, 을지로 등 서울 주요 지역에 위치한 매장들은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었다. 'U+만 정상영업 중'이라는 포스터를 내걸고 단독 영업을 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대리점들도 두세 명의 직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매장 안은 적막함이 감돌았다.

발길이 끊긴 것은 사실 이통3사가 순차적으로 영업정지에 들어가서가 아니다. 이전처럼 보조금이 살포되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이날 LG유플러스도 보조금 상한선인 27만원을 넘기지 않고 정상적인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종로 인근의 한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는 출고가 86만6800원 갤럭시S5가 62만원에, 출고가 51만7000원 갤럭시 메가는 33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각각 24만원, 18만원 수준의 보조금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대리점 관계자는 "법정 보조금까지밖에 줄 수 없다"면서 "정책 자체가 그렇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판매점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즐비한 판매점 사이에 나있는 통행로는 텅 비어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직원들만 매장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A 판매점 사장은 "영업정지 직후 2주 동안 휴가를 갔다가 오늘 처음 출근했다"며 "나뿐이 아니고 앉아있어도 할일이 없어 문 닫고 휴가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B판매점 직원도 "보조금을 못 주니까 비싼 새 스마트폰보다는 저렴한 중고폰을 찾는 사람이 많아 기존 가게들도 중고폰 가게로 전환한 곳이 많다"면서 "LG유플러스가 단독으로 영업하면서 번호이동 건수가 늘었다고는 해도 이곳에서는 전혀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LG유플러스가 영업을 재개하면서 번호이동 건수가 급증하는 등 시장이 다시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번호이동 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1월~올해 2월 LG유플러스의 평균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8053건, 올해 단독 영업기간인 4월5일부터 지난 14일까지는 8568건으로, 신규 가입자 평균 규모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시장 과열의 척도인 신규 가입자 규모가 평시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시장조사과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단독영업을 하는 상황이어서 요금을 인하하고 출고가를 낮추는 노력을 함께하며 번호이동 건수를 높이는 것은 크게 상관이 없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이통사들이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 경쟁으로 하루빨리 전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진율 80%? 빚이 80%야"…이모작 망친 퇴직자들의 눈물


# 분당에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형준(55)씨는 오늘도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집에는 한창 취업준비에 전념해야 할 큰 딸 민지(24ㆍ여)가 등록금을 벌려고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허리를 다쳐 누워있다. 큰 딸 민지의 동생 민규(13)는 오늘도 학원에 보내달라며 자신과 아내를 조를 게 분명하다. 부부 사이도 예전같지 않다. 요즘 아내한테서는 찬바람이 쌩쌩 분다.


이 모든 게 다 휴대폰 장사가 신통치 않아서 생긴 일이다. IT 업계에 종사하던 박씨는 10여년 전 고된 근무에 비해 형편없는 월급을 주는 업계에 비전이 없다고 판단해 직장을 그만두고 수익률이 높다는 휴대폰 판매점 창업에 나섰다. 한창 휴대폰 시장이 활황이던 2000년대 박씨는 한때 휴대폰 단말기 4000대를 도소매로 판매하는 초대형 판매점의 사장님이었다.


그러나 휴대폰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최근 2년 사이에 매출이 30% 넘게 감소해 빚이 늘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달부터 이통3사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3~4개였던 매장을 다 정리하고 직원 한 명과 겨우 남은 매장 하나를 힘겹게 운영하고 있다.


서울 혜화동에서 이통사(KT)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문동식(가명ㆍ58)씨도 2008년 퇴직 후 얼마 되지 않는 퇴직금과 그간 모은 돈으로 무작정 뛰어들었던 사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러다 4년 전인 지난 2010년 다시 어렵게 대학가 골목 한 귀퉁이에 휴대폰 통신사 대리점 문을 열었다.


그러나 수익률이 60~80%인 고수익 직종이라는 지인의 말에 많은 빚을 지고 시작한 사업은 문씨에게 또다시 엄청난 빚을 안겨주었다. 월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현재 직원 2명은 무급휴가를 보낸 상태. 두 아들이 시간 날 때마다 번갈아 매장에 와서 일손을 도와주고 있다. 문씨는 "한 번 실패했으니 이젠 정말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부채비율이 80%까지 불었다"며 "한창 취업공부를 해야 할 두 아들에게 매장 일을 시키고, 빚만 떠안은 데다 돈도 못 버니 집사람이나 아들들에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며 그간의 서러움을 토로했다.

[뉴스의 이면]이통 영업정지 '한달간의 三痛' .


휴대폰 유통업계 상황이 나빠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67.6%에 다다르는 우리나라에서 휴대폰 시장은 포화 상태다. 그런데도 매장은 늘고 있다. 과거 치킨집 등 음식업종에 몰렸던 퇴직자들이 이통사 유통점을 시작하면서 유통망간 경쟁도 심화됐다.


서울시와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지난 2월 발간한 '2013년 서울 자영업자 업종지도'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자영업별 3년 생존율은 휴대폰 매장이 43.8%로 나타났다. 새로 문을 연 매장 두 곳 중 한 곳은 3년을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휴대폰 판매업 등에 진출한 50대 가장들은 노후 자금은커녕 빚더미에 올라앉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판매몰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43)는 "보통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창업에 뛰어드는 퇴직자들의 경우 유통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휴대폰 시장에 적응하기란 만만치 않고, 온라인 판매시장에 진입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며 "그러다보니 온라인 판매에 비해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의 비용이 몇 배나 더 들어가는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호소했다.


정부의 영업정지 조치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가고 있다. 박대학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부회장은 "영업정지 철회가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그로 인해 막심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 대해 보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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