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현대제철이 당진 특수강 공장의 첫 삽을 뜨면서 업계 1위인 세아베스틸과 특수강 시장에서 경쟁을 본격 선언했다. 특수강은 차의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용 부품에 사용되는 자동차 산업의 핵심소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8일 당진제철소 내 특수강공장 건설부지에서 착공식을 갖고 2015년 8월 완공을 목표로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새로 짓는 공장의 연강 생산량은 100만t 규모로, 특수강봉강 60만t, 특수강선재 40만t을 생산할 예정이다. 기존 50만t 규모의 포항 공장 특수강 설비를 더해 현대제철의 특수강 생산능력은 2015년 연간 150만t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포스코특수강의 연간 생산능력 120만t 보다 20% 많다.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특수강은 현대기아차의 부품 협력사에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제철 측은 "자동차 소재 특수강 수입물량이 200만t을 넘었다"며 "특수강 생산능력 확대는 중소 수요업체에 소재의 선택폭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 올 뿐만 아니라 무역 수지 개선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와 부품 소재 개발 초기단계부터 협업을 진행해 품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 특수강 시장은 세아그룹의 세아베스틸이 주도해왔다. 지난해 세아베스틸의 시장점유율은 47.4%에 달한다. 세아베스틸의 특수강 생산능력은 260만t으로 지난해에만 약 194만t을 생산했다. 최대 수요처는 자동차이며, 세아베스틸의 자동차 업계 공급 물량 중 70~80%가 현대기아차다.
세아베스틸은 현대제철의 특수강 진출에 수요 다변화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세아베스틸은 산업기계, 건설중장비, 선박용 특수강 등 자동차 외 분야의 특수강 생산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도 최근 기자와 만나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출에 대해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세아그룹의 경쟁력을 믿고 나가면 된다"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현대제철이 2016년부터 본격 특수강 생산에 돌입해도 향후 3~4년간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해외 수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자동차 부문 매출에서 현대기아차 대신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거래선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현재 15%에 그쳤던 해외 수출 비중을 2016년에는 3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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