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는 상관없는 일" 거리 뒀지만 그룹내 청렴 이미지 훼손 우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조강욱 기자]LG상사가 사상 초유의 부회장 검찰 소환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주 이희범 LG상사 부회장을 소환, STX 회장으로 근무할 당시의 횡령, 배임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수사가 STX에너지ㆍ중공업 총괄회장을 지낸 시절 강덕수 전 STX 회장의 횡령ㆍ배임 혐의에 가담한 부분에 집중돼 있어 LG상사 부회장으로서의 업무는 무관하다.
하지만 LG 현직 사장단 이상의 경영진으로서는 사상 첫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LG 내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7일 LG 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주 STX의 분식회계건으로 검찰에 소환된 사건과 관련해 "혐의에 불과하고 LG와는 일체 관련없는 일이지만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그룹내 주요 경영진이 불미스러운 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없었던 상황에서 외부 인사 영입으로 인해 그룹내 청렴한 이미지가 훼손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산업부장관, 무역협회장, 경총 회장 등을 지낸 이 부회장은 STX에너지ㆍ중공업 총괄회장을 거쳐 지난해 6월 LG상사 고문으로 영입된 후 같은 해 12월 대표이사 부회장(CEO)으로 취임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이 부회장의 소환은 LG상사 임직원들에게도 충격이다.
인화, 건전한 노경문화 등으로 대변되는 LG는 주요 경영진이 그동안 검찰수사 등에 연루된 적이 없을 정도로 재계에서는 깨끗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STX 재직 시절 당시 분식회계를 도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LG상사와는 관련이 없는데 자칫 LG상사가 연루돼 있는 것 처럼 보일까봐 걱정스러운 분위기다.
LG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재무통이 아니었던 만큼 STX에서 강 전 부회장의 분식 회계를 돕는 등의 행위는 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만약 혐의가 사실로 입증된다면 모르겠지만 단순 혐의인 만큼 회사서도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7일 오전 회사로 출근해 평상시처럼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강덕수 전 STX 회장이 STX중공업의 자금으로 재정난에 빠진 계열사 기업어음을 매입하거나 연대보증을 서주는 등의 방식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주요 역할을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중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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