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식량가격 지수 212.8…2개월째 가파른 상승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상 기후 등으로 세계 식량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 지수가 212.8을 기록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달보다 4.8포인트 오른 것으로 10개월만의 최고치다. 식량가격 지수는 지난해 4월 216.9로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계속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식량가격 지수는 FAO가 곡물·설탕·육류·유제품 등 55개 주요 식료품의 국제 가격 동향을 집계해 다달이 발표하는 것이다. 2002~2004년 가격을 기준선 100으로 잡고 있다.
3월 식량가격 지수는 유제품을 제외한 전 식료품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설탕 가격 지수가 전월보다 18.5포인트 오른 253.9로 가장 크게 상승했다. 곡물 가격은 10포인트 오른 205.8을 기록했다. 채소와 육류는 각각 7포인트, 2.7포인트 올랐다.
FAO는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생산 감소, 미국·브라질 등지의 나쁜 날씨, 엘리뇨(해상 수온 상승)를 식량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주요 팜유(油) 수출국인 동남아시아의 건조한 기후와 정국불안도 식량가격을 끌어 올린 요인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유제품 지수는 지난달 6.9포인트 떨어진 268.5로 4개월만에 하락 반전됐다. 유제품 가격 하락은 중국의 수요 둔화와 낙농품 주요 수출국인 뉴질랜드의 생산 증가에 따른 것이다.
FAO의 압돌레자 압바시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사회가 신냉전 국면으로 접어드는 등 정치 불안이 최근 식량가격 급등의 주요인"이라면서 "이미 고점을 찍은 유제품만 제외하면 당분간 전반적인 식량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FAO는 올해 글로벌 밀 생산이 지난해보다 2% 감소한 7억200만t, 쌀의 경우 0.8% 증가한 5억7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의 곡물 재고량은 5억8230만t으로 전년보다 380만t 늘 듯하다. FAO는 현 생산량·재고량으로 세계의 인구증가를 따라잡기가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