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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손충당금, 당기순익 '블랙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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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이익 감소 추세 충당금 더해져 실적 악화
전문가 "대출심사 능력 키우는 게 근본 대책"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지난해 주요은행들의 실적악화를 이끈 대손충당금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지난 한해 쌓은 충당금은 1조199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1624억원에 그친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충당금 중 STX조선해양 4500억원, 팬택 529억원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KT ENS 사기대출로 인한 충당금도 297억원 반영됐다. 농협은행은 이를 회수 가능성이 낮은 '요주의' '고정이하' 등으로 채권을 분류해 대출금의 70∼100%를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1조4962억원)에 비해 9203억 감소한 576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쌓은 충당금은 총 1조9390억원으로 그 중 기업 대출 관련 충당금이 1조7107억원으로 대부분이었다. STX와 쌍용사태로 인해 6000억, 팬택 워크아웃 관련 8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신한은행의 경우 대손충당금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는 주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감소 추세에 더불어 각종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실적 악화가 가속화된 걸로 분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부실로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이 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4조원으로 전년 8조7000억원보다 4조70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특히 1분기 1조7000억원에 이어 2분기 9000억원, 3분기 1조5000억원의 이익을 내다가, 4분기에는 1000억원의 적자를 봤다.


대손비용도 11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0억원 늘었다. 대출채권매각손실은 5000억원 줄었지만, STX그룹의 추가부실 발견과 경남기업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 등의 여파로 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전입 규모가 각각 8000억원과 4000억원씩 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대출 심사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최근 국내 은행들의 경영실적이 악화된 주요 원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손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라며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출집행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대손상각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출 심사능력 강화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다소 높다는 불만도 나온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평균 102.72%로 영국(47.58%), 일본(56.01%)의 두 배에 달한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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