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코스피가 북한의 국지도발 상황, 뒤이은 미국발 호재 등 외부요인에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점차 시장의 관심도 외부적 요인보다는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으로 옮겨지는 모습이다. 이에따라 2분기 이후부터 한국 증시의 펀더멘탈이 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면서 자체 체력을 통해 박스권 돌파 시도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1일 코스피 지수는 북한의 서해상 포사격이라는 돌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일보다 0.23% 상승한 1985.61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0년 3월26일 천안함 사건 당시 0.34% 하락한 것이나 같은해 11월23일 연평도 포격 사건 때 0.79%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외국인들도 흔들림없는 수급을 보여주며 코스피시장에서 3192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대외적 영향력의 감소는 악재 뿐만 아니라 호재에도 적용되고 있다. 현지시간 지난달 31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시카고에서 열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컨퍼런스에서 양적완화 종료 후에도 "상당기간(for some time)"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혀 미국 증시가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코스피는 9시32분 현재 전날보다 3.66포인트(0.20%) 하락한 1981.95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북한리스크도 끄덕없이 견딜 정도로 대외악재에 대한 내성이 생겼고 시장의 관심도 대외적인 요인보다 펀더멘탈적인 측면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북한의 포사격이나 옐런의장의 발언 수위 등 외부적 요인보다는 당장 이달 8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실적"이라며 "외부적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올해 1분기 실적은 작년 4분기에 비해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며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시가 자체적인 힘을 통해 박스권을 돌파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실적으로의 시선 전환이 박스권 돌파를 꼭 담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더이상 외부 악재, 호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체적인 펀더멘탈로 지수가 상승하는 시장이 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실적 자체가 계속 좋아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현재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놓고 봤을 때, 지금 지수가 1900대 초반이라면 상승할만하지만 2000선에 근접해 박스권을 돌파할만큼 좋다고 보기 힘든만큼 낙관적인 전망만을 바라보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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