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위해 조특법 조속히 개정돼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금융위원회가 내년 상반기 설립을 추진 중인 서민금융총괄기구에서 서민들에게 적합한 대출 상품을 직접 소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민금융총괄기구를 사실상 서민형 프라이빗 뱅킹(PB)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열린 '국민행복기금 출범 1주년 기념식'에서 "서민금융총괄기구를 통해 상호금융, 저축은행, 신협 등 모든 서민금융사의 대출상품 중 가장 적절한 상품을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서민금융 지원은 일회성 자금 지원을 넘어서야 한다"며 "서민금융총괄기구를 민간금융사의 서민금융 역량강화를 지원하는 조력자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서민금융총괄기구의 역할을 정책상품에 대한 중개와 지원을 넘어 서민금융자의 대출상품을 중개·소개하는 방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신 위원장은 "서민금융총괄기구에서 민간 금융사의 대출상품 중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공적으로 소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 서민들과 민간금융사 모두에 이익이 된다"며 "서민들에게는 대출모집수수료 감면으로 이자부담이 크게 경감되고 새로운 먹거리에 고심하고 있는 서민금융사들에게는 새로운 고객들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서민들은 민간 프라이빗 뱅킹(PB) 상담을 받을 돈이 없거나 발품을 팔 시간이 없어 적합한 정책자금과 대출상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민금융총괄기구에서 서민금융사 상품을 소개하면 5~7%의 높은 대출모집수수료가 사실상 감면돼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있다"며 "이 경우 민간금융사들도 경쟁의 압력을 받아 서민 대상 대출금리를 점점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위원장은 서민금융 지원자의 중산층 도약을 지원하고 고용·복지와 서민금융을 연계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민금융총괄기구를 대표적인 서민금융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상반기 중 구체적인 설립계획과 비전을 마련하고 관련 법률이 국회에서 올해 안에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식 이후 신 위원장은 남양주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상담창구 직원 등 현장에서 활동하는 서민금융 관계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지역 서민금융 실태와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신 위원장은 "남양주 종합센터는 고용ㆍ복지에 이어 서민금융까지 연계지원이 가능한 모범사례"라며 "앞으로 관계부처, 지자체 등과 협의해 서민들이 원스톱으로 상담받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후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정부의 방침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정부방침이 결정되진 않았다"며 "6월말까지 매각 방안을 만들어 올해 안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적자금, 즉 국민세금이 들어간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시장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야한다는 것"이라며 "이 두 가지 원칙을 갖고 방침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세특례제한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신 위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는 우리은행과 지주사 합병이 관건"이라며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이 빨리 개정돼야 하는데 여기에 발목이 잡히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외환카드 분사와 관련해서는 "외환은행 고객정보와 카드사 고객정보가 분리되는지 봐야한다"며 "신용정보법에 따라 정확하게 정보가 분리되는지 금융감독원에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을 아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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