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독일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새로운 통일 협력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 총리실에서 메르켈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기 위해 독일과 사회통합, 경제통합 및 국제협력 등 각 분야별로 다면적 통일 협력 체계를 구축해서 독일의 통일과 통합 경험을 효과적으로 공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도 회견을 통해 "독일과 한국 간 외교부를 통해 통일문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가 한국에서 통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며 "우리 독일은 북핵 상황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며 6자회담에 대해서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각각 여성 첫 대통령, 여성 첫 총리로 공통점이 많다. 보수정당의 대표 경험과 야당 대표로서 위기를 맞은 당을 구해낸 점도 비슷하다.
메르켈 총리는 서독 함부르크 출신이다. 하지만 동·서독 분단 시기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으로 이주해 동독의 정당이던 '민주약진'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했다. 통일 후에는 민주약진과 합당한 기민당의 당수까지 오른 인물이다.
두 정상의 인연은 2000년 10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부총재였던 박 대통령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위원으로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위해 독일을 찾았다가 독일 야당 기민당 당수이던 메르켈 총리와 첫 만남을 가졌다. 2004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가 됐을 때 메르켈 총리가 축하 서신을 보내왔고, 다음 해 메르켈 총리가 여성 첫 총리로 등극했을 때에는 박 대통령이 축하 서신을 보냈다.
두 정상은 박 대통령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2006년 9월 독일에서 다시 만났다. 이후 4년 뒤인 2010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기간에 세 번째 만남을 가졌다. 또 지난해 9월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는 박 대통령이 정상회의장 인근 메르켈 총리의 숙소를 찾아가자 메르켈 총리가 현관 계단으로 내려와 맞이하기도 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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