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사이드, '삼성효과'로 1억원 폭등, 렉스필드는 정상화에 '급등'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삼성물산의 레이크사이드 인수 소식이 골프회원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단 레이크사이드의 시세가 치솟고 있다. 1주일 만에 1억원이 폭등했다. 최근 5년 간 골프장 급증에 불황이 겹쳐 곤두박질치던 회원권시장으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새해 효과'에 이어 본격적인 봄 시즌에 접어들면서 훈풍이 불던 참이다. 렉스필드도 가세했다. 기업회생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대기업 골프장도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을 서서히 걷어내고 있다.
▲ 레이크사이드의 '삼성 효과'= 레이크사이드 인수 소식은 지난 14일, 금요일 늦은 오후에 전해졌다. 회원권 거래가 없는 주말을 지나자마자 순식간에 5000만원이 폭등한 까닭이다. 도심에서 근거리골프장으로 꼽히는 경기도 용인에, 그것도 54홀 규모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치가 높다. 서코스 18홀만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고, 홀당 회원 수 8명으로 부킹이 수월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호황기에는 10억원이 넘었고, 2008년 초 최고점 당시에는 13억원을 찍었다. 하지만 불황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거품이 꺼지다 못해 폭락 수준인 2억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올해는 그러나 2억7000만원에서 출발해 2개월여 만에 3억원까지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던 시점이다. '삼성 효과'로 가속도가 붙어 1억원이 폭등했고, 지금은 4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이 안양(18홀)과 가평베네스트(27홀) 등 '블루칩'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1968년 개장한 안양은 특히 46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명품골프장이다. 2012년 아예 문을 닫고 클럽하우스를 개축하는 등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했고, 지난해 5월 재개장하면서 이름도 안양베네스트에서 다시 예전의 안양으로 환원해 '역사성'을 부각시켰다.
바로 계열 골프장들의 입지에 막대한 후광으로 작용하는 '안양 효과'다. 가평베네스트는 실제 회원모집 초기 원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안양의 주중회원대우라는 특수효과에 편승해 초고가회원모집에 성공했고, 지금도 8억원대에 육박한다. 안성베네스트(27홀+대중제 9홀)와 동래베네스트(18홀), 글렌로스(대중제 9홀)로 이어지는 '체인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레이크사이드 역시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회원권이 아니다. 호가는 오르고 있지만 지금은 매물이 전혀 없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이사는 "전체 유통 물량이 개인 91계좌, 법인 350계좌 뿐"이라며 "게다가 대부분의 회원 속성이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장기 보유하고 있어 매물이 많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향후 지속적인 상승세가 예상되는 이유다.
▲ 렉스필드의 '법정관리 졸업'= 렉스필드도 봄을 맞았다. 지난해 9월말 웅진그룹이 법정관리 신청을 했지만 불과 5개월 만에 정상화되면서 시세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2월 초까지 3억원선을 지키다가 회생 소식과 함께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레이크사이드 호재가 터진 지난주에는 순식간에 4000만원이 덩달아 올라 3억8000만원을 지키고 있다.
레이크사이드와 마찬가지로 2008년 13억원을 호가했고, 그 해 하반기 6억원대까지 밀렸다가 2009년 다시 10억원 대로, 유난히 빨리 제자리를 찾아갔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여주군에 속하지만 곤지암에 위치한 이스트밸리 바로 옆이다. 남촌과 더불어 '곤지암 3인방'으로 호평받는 곳이다. 그룹사의 악재로 내리막길을 탔지만 다행히 법정관리에서 조기 졸업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과도하게 하락된 종목일수록 호가 상승은 크게 나타난다. 레이크사이드와 렉스필드 모두 저가에 형성된 매물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거래가 쉽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과 달리 고가의 회원권은 직전 거래가 향후 거래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이들 골프장들은 대부분 호가 차이가 매우 커 거래 성사 여부에 따라 시세가 단기간 내 폭등하는 양상을 띨 수 있다"고 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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