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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이프]'깃털車'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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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 무게와의 전쟁 선언…알루미늄·강화플라스틱 등 경량화 소재 개발 경쟁


[카라이프]'깃털車'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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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자동차를 본격적으로 대량생산한 100여년 전부터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차를 만드는 데 중요한 기준은 안전성이었다.


무게는 뒷전이었다. 기름값이 몇 번 널뛰기를 하고 환경규제가 촘촘해지면서, 더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는 기준이 부각됐다. 안전하게 만들면 무거워지고 가볍게 만들면 약해지는, 기본적인 섭리를 거스르기 위해 전 세계 자동차업체는 부단히도 기술을 갈고닦고 있다.

자동차를 가볍게 만든다는 건 여러모로 득이 많다. 차의 기본성능인 가속력과 제동력, 즉 잘 가고 잘 서는 능력치가 올라간다. 가벼운 만큼 엔진효율이 올라가고 연료도 덜 먹는다. 1t 혹은 그 이상의 무게를 지탱하는 부품, 타이어나 서스펜션, 브레이크의 내구성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통상 차체 중량을 10% 줄이면 연비는 3.2%, 가속성능은 8.5%, 핸들 조향능력은 19% 늘어난다. 내구성 역시 1.6배 좋아지며 이산화탄소 배출은 3.2% 줄어드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같은 장점을 구현하기 위해 완성차업체가 일찌감치 눈여겨 본 게 알루미늄이다. 독일 아우디는 199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100% 알루미늄 차체기술(ASF)을 적용한 대형세단을 선보였다. 아우디는 단순히 차체에만 집중한 게 아니라 엔진이나 각종 배선, 액슬ㆍ충격빔과 같은 내부부품 등 차량 전체에 경량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중량 10% 줄이면 연비 3.2% 높아져
환경규제 대응 등 경쟁력 갖추기로


영국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 역시 차량 각 부분에 고강도 알루미늄을 써 무게를 줄였다. 이 브랜드의 엘리스라는 모델은 공차중량이 876㎏으로 쏘나타의 60%에 불과하다. 4기통 1600㏄에 출력은 136마력, 토크는 17㎏ㆍm 수준의 엔진을 쓰지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5초, 평균연비는 ℓ당 15.9㎞에 달한다.


BMW가 전기차 i3를 만들 때 쓴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FRP : carbon fibre reinforced plastic)은 차세대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BMW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CFRP를 활용해 각종 부품을 만들어 차량의 루프나 휠까지 제작하는 수준까지 기술력을 끌어 올렸다.


i3는 경쟁모델에 비해 무게를 최대 600㎏ 정도 줄여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300㎞ 이상으로 늘려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탄소섬유를 활용한 소재를 차체나 부품에 쓸 경우 차량 전체에서 100㎏ 이상 무게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 재료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평균적으로 알루미늄보다 30%, 철강재에 비해 50% 정도 가볍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리벳 본딩이라는 우주항공기술을 차제 제작에 적용해 가공하기 어렵다는 알루미늄을 적극 쓰고 있다. 용접하지 않고 차체 각 부품을 알루미늄 못(피어싱 리벳)으로 끼워 맞추는 방식이다.


최근 출시되는 쿠페형 모델은 100% 알루미늄 차체를 쓴다. 지난해 국내에도 출시한 SUV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420㎏ 이나 무게를 줄였다.


[카라이프]'깃털車'의 꿈


현대기아차도 차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 고장력강판의 적용비율을 늘리는 한편 차체설계를 최적화하고 신소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는 기존 강판에 비해 무게가 10%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30% 정도 높아진 초고장력 강판을 전체 차량의 절반 이상에 적용했다. 이는 기존 제네시스(13.8%)에 비해 4배 가까이, 경쟁모델로 꼽고 있는 BMW 5시리즈(32%)나 벤츠 E클래스(16.6%)보다 많은 수준이다.


곧 출시되는 신형 쏘나타 역시 초고장력강판을 절반 이상 썼다. 제네시스나 쏘나타가 각종 안전ㆍ편의장치를 대거 집어넣고도 150㎏, 45㎏밖에 늘지 않은 건 그나마 강판덕에 가능했다.


이밖에 플라스틱 재질에 몬모릴로나이트라는 점토광물을 초미세입자로 분산시켜 만든 클레이 나노 복합재, 내구성을 높인 글라스버블 등을 각종 차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GE플라스틱ㆍ바스프 등 세계적인 소재기업과 함께 신소재개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제조공법을 개선해 무게를 줄이는 방법도 최근 들어 널리 쓰인다. 핫 스탬핑은 표현 그대로 뜨거운 상태의 철강재를 도장을 찍듯 프레스로 성형한 뒤 냉각시키는 공법으로 더 적은 철을 쓰고도 강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계열사로 철강회사를 두고 있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BMWㆍ폴크스바겐 등 완성차업체들은 아르셀로, 신일철 등 세계적인 철강사화 합작해 이 같은 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박경현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주임연구원은 "고성능을 구현하면서도 환경ㆍ연비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만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 업체간 '중량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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