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월 생산량 800만∼900만대 수준…향후 삼성 휴대폰 절반 가량이 베트남서 생산될 듯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가 베트남 제2 휴대폰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번 공장 가동으로 삼성전자는 향후 베트남에서 전체 휴대폰 판매 물량의 절반을 생산하게 된다. 삼성전자 협력사 입주 확대, LG전자 휴대폰 생산까지 이어지면 베트남이 글로벌 휴대폰 산업 전반의 핵심 생산 벨트로 본격 부상할 전망이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달초 베트남 타이 응옌 성에 있는 옌빈공단 부지 제 2 휴대폰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휴대폰 생산을 시작했다. 공장 착공 1년여만으로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 기지를 둔 베트남에 동일한 크기의 생산 시설을 추가 가동한 것이다.
제2 휴대폰 공장 근무 인력은 5000여명으로 공장은 매달 약 200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할 예정이다. 베트남 북부 박닌성 옌퐁공단에 있는 제1 휴대폰 공장 인력 4만3000여명 중 일부 인력과 새롭게 선발된 인력이 제2 휴대폰 공장에 근무한다.
4분기에는 제2 휴대폰 공장의 직원수는 1만5000명, 월 생산량은 800만∼9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제 2 휴대폰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제1 휴대폰 공장과 맞먹는 1억2000만대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라가게 된다. 삼성전자의 연간 휴대폰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4억5170만대로 향후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휴대폰의 절반 가량이 베트남에서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글로벌 1위 휴대폰 제조사의 핵심 생산 기지로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를 따라 협력사들도 속속 베트남 제2 공장 근처에 입주하고 있다. 삼성전기, 한솔그룹 베트남법인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 채비를 하는 중이다. 삼성전기는 현지 공장에 총 12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올해 하반기 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휴대폰에 MLCC, 기판,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어 물류 비용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타이 응옌 성 당국이 제공한 전체 부지 110헥타르(ha) 중 70ha를 활용하고 나머지는 협력사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제 1, 2 휴대폰 공장 인근에 총 200여개의 협력사들이 입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협력사가 베트남에 대거 입주하면서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휴대폰 생산 벨트 구축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LG전자도 오는 9월 하이퐁 경제특구 복합공단에서 백색가전과 함께 휴대폰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은 고용 경쟁력과 기업 경영 환경이 우수해 휴대폰 생산기지로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2년 10월 직접 베트남 휴대폰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협조를 부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제2 공장 설립과 관련해 총 20억달러를 투자했다. 베트남 정부도 삼성전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제1 공장 휴대폰 생산 물량은 금액 기준 239억달러로 베트남 전체 수출의 18%를 차지할 정도로 삼성전자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 2공장 가동으로 향후 삼성 휴대폰 생산의 절반 가량이 베트남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베트남이 삼성 뿐만 아니라 글로벌 휴대폰 산업 전반의 핵심 생산 벨트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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