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제너럴 일렉트릭(GE) 등 내로라하는 미국 기업들은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 이익을 본국으로 잘 송환하지 않는다. 본국 송환시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이익금 규모가 1조9500억달러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에만 2060억달러(11.8%)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307개 기업이 해외에 일정 규모의 이익금을 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에 남겨둔 이익금 규모가 가장 많은 기업은 GE다. 무려 1100억달러다. 다음으로 MS(764억달러) 화이자(690억달러) 머크(571억달러) 애플(544억달러) IBM(523억달러) 순이다.
지난 3년간 MS가 해외에 쌓아둔 이익금 규모는 2배 이상 늘었다. 애플의 경우 2010년 100억달러를 약간 넘었던 수준에서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구글도 3배로 늘렸다.
이처럼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남겨두는 이유는 본국 송환시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법인세율은 35%로 영국(24%) 싱가포르(17%) 아일랜드(12.5%)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높다.
미 의회조사국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본국으로 송환하지 않는 탓에 미국 정부의 연간 세수가 300억~900억달러 준다고 추산했다.
이같은 높은 세금 부담은 기업들이 미국 국내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법인세율을 28%로 낮추고 제조업 법인세율은 25%까지 낮추는 세제 개편안을 제시한 바 있다.
데이브 캠프 미시건주 상원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인세율을 25%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는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 미 기업 이익이 조세피난처로 옮겨가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외에 쌓여있는 이익에도 일회성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