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해 들어 신흥국 소비 관련주 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신흥국에서 잇따라 악재가 터지면서 신흥국 소비시장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흥국 소비관련주 주가를 추적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소비재 지수'는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25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70% 오른 MSCI 신흥시장 지수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MSCI 신흥시장 소비재 지수 상승률은 1.5%에 그치고 있다.
시티그룹의 데이비드 루빈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신흥국 소비지출을 낙관할 이유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에서 잇달아 악재가 터지면서 금융시장이 극도의 혼란을 보인 탓이다.
극심한 정국 혼란을 겪었던 터키는 올해 초 리라화 가치가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화 가치 하락은 곧 구매력 저하로 이어진다.
터키는 리라화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1월 말 기준금리를 5.5%포인트 전격 인상한 바 있다.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도 소비 관련주에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 금리 인상이 비용 부담으로 인식돼 소비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터키 소비재 관련주 주가는 올해 12.3%나 하락했다.
러시아는 더 심각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루블화가 급락하자 러시아도 지난 3일 기준금리를 5.5%에서 7%로 대폭 인상했다. 러시아 소비재 관련주 주가는 올해 26.6% 폭락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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