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이븐파 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WGC시리즈 최연소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긴장감과 중압감이 어깨를 짓눌렀지만 결국 패트릭 리드(미국)가 해냈다.
'돈 잔치'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캐딜락챔피언십(총상금 900만달러) 최종일이다. 막대한 상금을 걸어 빅스타들의 출전을 유도했고, 매년 위상을 높여 이제는 아무나 나올 수 없는 '별들의 전쟁' 된 무대다. 리드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도랄골프장 블루몬스터코스(파72ㆍ7481야드)에서 끝난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1타 차(4언더파 284타) 우승을 일궈냈다.
한때 2위와 4타 차까지 간격을 벌리며 일찌감치 우승쐐기를 박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샷이 흔들렸다. 14번홀(파4)에서는 1m도 안 되는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타수를 까먹었다. 이어진 15번홀(파3)은 티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로 향했다. 표정도 굳었다. 다행히 회심의 벙커 샷으로 파를 지켰다. 제이미 도널드슨(웨일스)이 17번홀(파4) 버디로 1타 차로 따라 붙었다가 18번홀(파4) 보기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마지막 홀에 오른 리드는 보기만 해도 우승, 당연히 안전한 길을 택했다. '블루몬스터'라는 애칭이 붙은 무시무시한 홀이다. 왼쪽으로 조금만 당겨 쳐도 워터해저드로 직행한다. 실제 더스틴 존슨과 잭 존슨(이상 미국) 등 이날만 18개의 공이 수장됐다. 리드는 아이언으로 티 샷해 세 번째 샷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렸다. 2퍼트를 했지만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24살의 특급루키 리드는 WGC시리즈에 첫 출전해 우승한 최초이자 최연소 선수가 됐다. 지난 1월 휴마나챌린지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궈낸 데 이어 두 달 만에 그것도 '빅 매치'에서 시즌 2승, 통산 3승째를 수확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역시 1라운드부터 줄곧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우승상금이 무려 153만달러(약 16억원)다.
리드는 2012년부터 월요예선을 통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문을 두드렸고 그 해 퀄리파잉(Q)스쿨을 거쳐 2013년 투어카드를 획득했다. 지난해 8월 윈덤챔피언십에서 연장혈투 끝에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아내 저스틴이 당시 캐디를 맡아 더욱 화제가 됐다. 2012년 12월 결혼 후 아내가 골프백을 멨지만 임신 때문에 이번 대회에는 처남인 케슬러 캐러인이 대신 캐디로 나섰다.
이번 우승으로 페덱스컵 포인트랭킹도 10위에서 3위로 수직상승했다. 리드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 게 주효했다"며 "열심히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환호했다. 코스가 전면 개조되면서 언더파를 친 선수는 공동 2위를 차지한 도널드슨과 버바 왓슨(미국ㆍ이상 3언더파 285타) 등 3명에 불과하다.
전날 6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경쟁에 합류했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6타를 고스란히 까먹고 공동 25위(5오버파 293타)로 밀려나면서 타이틀방어에 실패했다. 올 들어 1월 파머스에서 '2차 컷 오프'를 당하는 수모에 이어 지난주 혼다클래식에서는 4라운드 도중 기권한 하는 등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허리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모양새다.
우즈의 부진을 틈타 세계랭킹 1위 등극을 노렸던 애덤 스콧(호주)은 1오버파를 쳐 역시 공동 25위에서 입맛을 다셨다.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같은 자리다. 한국은 김형성(34)이 공동 34위(6오버파 294타), 정연진(24)이 공동 60위(17오버파 305타)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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