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득불균형 악화속도 아시아 5번째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최근 20년 사이 우리나라의 소득 불균형 악화 속도가 역내 28개국 중 다섯번째로 높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아시아의 불균형 상승과 정책 함의' 보고서를 통해 이런 결과를 제시했다.

ADB는 지난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년 동안 지니계수를 측정할 수 있는 아시아 28개국의 소득 분배도를 분석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12개국의 지니계수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지니계수 악화 속도가 가장 빨랐다. 32.4였던 지니계수는 43.4로 연평균 1.6%씩 벌어졌다. 또 인도네시아는(29.2→38.9) 연평균 1.4%씩, 라오스(30.4→36.7)도 연평균 1.2%씩 지니계수가 상승해 소득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은 건 스리랑카와 우리나라다. 우리나라는 24.5였던 지니계수가 28.9로 연평균 0.9%씩 악화되면서 역내에서 다섯번째로 소득 불균형이 빠르게 진행됐다.

이외에 인도와 싱가포르는 연평균 0.7%씩 지표가 악화돼 역내에서 아홉번째로 소득 불균형 진행 속도가 빨랐고, 대만은 0.5%씩 나빠져 열 두번째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대표적인 소득 분배 지표로 0은 완전한 균형, 1은 완전한 불균형을 뜻한다. ADB는 보고서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지니계수를 0부터 100 사이의 숫자로 환산했다.

ADB는 보고서를 통해 "기술 발전과 세계화, 시장 중심의 개혁이 아시아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지만, 이런 요인들이 국민소득 중 노동 소득의 비중을 낮춰 분배 구조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ADB는 다만 "생산성과 소득 향상을 이끈 이런 요인의 추동력은 막을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면서 "효율적인 재정수단과 일자리의 확대, 고용의 질 향상 등으로 소득 불균형의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 중 한 사람은 당시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현 국제통화기금(IMF)의 이창용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