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김홍선 전 안랩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해 화제다. 카드 3사에 이어 KT까지 개인정보유출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한 가운데 최고 보안전문가를 영입해 세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SK컴즈는 2011년 홈페이지 해킹사건 이후 최근까지도 피해자 소송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투자자 시각이 달라질지도 관심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컴즈는 오는 2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김홍선 전 대표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현재 사단법인 비비비코리아 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2008년부터 안랩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약 5년4개월간 회사를 성공적으로 꾸려왔다. 대표 백신소프트웨어 ‘V3’를 살려내고 500억원대 회사 매출을 1300억원대로 끌어올린 일화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안랩 창업자인 안철수 국회의원이 그를 가리켜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인터넷 산업의 소용돌이를 지나온 살아있는 역사’라고 지칭했을 정도다. 지난해 말 임기 3개월을 남기고 급작스레 안랩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안철수 신당 합류설이 돌기도 했다.
그와 SK컴즈와의 인연은 안랩 대표 시절 시작됐다. 2011년 SK컴즈는 네이트, 싸이월드가 해킹당하면서 3500만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최악의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SK컴즈의 보안관제를 담당하던 곳이 안랩이었다. 자칫 안랩도 SK컴즈와 함께 보안에 취약하다는 불명예를 얻을 뻔했으나 안랩의 관리대상이 아닌, 내부 관리자 PC를 통해 정보가 유출된 것이 알려지면서 안랩은 책임 공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SK컴즈는 최근까지도 피해자 소송으로 인한 후폭풍을 겪고 있고 내외부에서 신뢰를 잃으며 기업 존폐위기까지 몰렸다. 최근 카드 3사와 KT 등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아직 과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SK컴즈에 달가울 리 없는 이유다. 따라서 당시 인연을 맺었던 보안전문가를 이번에 사외이사로 영입, 혹시 모를 보안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SK컴즈는 싸이월드에 싸이월드 서비스 일체를 양도하고 네이트 및 싸이메라 등 핵심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SK컴즈가 대기업 계열사로서 모바일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딛고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SK컴즈 주가는 최근 비트코인 테마주에 편입된 영향으로 전날 520원(8.28%) 올라 6800원에 마감했고 이날도 0.44% 올라 6830원에 출발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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