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미얀마와의 경제 교류를 위한 물류 기반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최근 인도-미얀마 해상 직항로가 조만간 개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인도 동북부 지역부터 뱅골만의 미얀마 시트웨항까지 육로와 수로를 건설하는 등 수송망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싱 총리는 지난 4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개최된 제3차 빔스텍(BIMSTEC) 정상회의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빔스텍은 방글라데시,인도,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네팔, 부탄 등 남아시아ㆍ동남아 7개국이 참가한 지역공동체다. 빔스텍은 국제정치적으로는 서로 결속해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는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얀마는 아세안 가는 길목=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빔스텍 6개국은 단계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2004년에 발효시켰다. 하지만 역내 무역이 활발히 이뤄지려면 관세 인하ㆍ철폐 외에 수송망이 정비돼야 한다.
인도한테는 특히 미얀마와 연결되는 일이 중요하다. 미얀마는 자체로도 비중이 있지만, 태국을 비롯한 인도차이나 국가에 이르는 길목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싱 인도 총리는 “물리적ㆍ전자적 연결성은 빔스텍 국가들이 협력하고 통합되는 과정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넷인디안 등 인도 매체는 전했다.
싱 총리는 “인도는 빔스텍 회원국들과 함께 수송망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도에서 미얀마를 거쳐 태국에 이르는 삼국간 고속도로와 ‘칼라단 복합 환승운송 프로젝트’ 등을 예로 들었다. 칼라단 프로젝트는 인도 동북부 미조람주(州)부터 미얀마의 시트웨항까지를 도로와 내륙 수로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싱 총리는 이어 인도는 미얀마를 오가는 해상 직항로가 조만간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싱 인도 총리와 이날 별도로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 정상은 인도-미얀마-태국 고속도로 건설과 인도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 참여 등을 협의했다고 인도 언론매체 더힌두는 전했다.
◆칼라단강 수로 6월 완공= 칼라단 프로젝트는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이 교역로는 미조람주를 비롯해 인도 북동부 6000만명 인구의 지역과 동남아가 경제적으로 통합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인도 동북부지역은 시트웨항을 통해 원자재와 상품을 수입할 수 있다.
칼라단은 인도 미조람주 중부에서 발원한 강으로 미얀마로 흘러가서 벵골만으로 들어간다. 칼라단 프로젝트는 시트웨항 시설 개선, 칼라단 강 내륙 수로 건설, 아이자울과 접속하는 고속도로 건설 등을 포함한다.
시트웨 항만과 다른 부두 시설 공사는 2010년 착공돼 올해까지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내륙수로는 오는 6월께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칼라단 프로젝트는 인도의 동방정책에 따라 2008년에 세워졌다. 인도가 2억1400만달러로 추정되는 공사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미얀마는 토지와 안전을 제공한다는 약속과 함께 1000만달러를 장기저리로 제공했다.
반면 미얀마를 통해 방콕으로 가는 길은 아직도 머나먼 상태다. 인도 도로교통부는 인도-미얀마-태국 고속도로 프로젝트를 놓고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최근 현지 언론매체 퍼스트포스트가 전했다.
싱 인도 총리와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2012년 5월 정상회담을 갖고 이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양국은 인도는 동북부 마니푸르주(州) 모레에서 미얀마 국경까지, 미얀마는 서부 야기부터 태국 국경 매솟까지 고속도로화 공사를 벌이기로 하고 완공 시기를 2016년까지로 잡았었다. 인도 동북부와 태국 국경에 이르는 길을 고속도로로 업그레이드해 태국 고속도로망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인도와 미얀마는 국제정치ㆍ경제적으로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가까워졌다.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고 동남아 국가들과 경제적인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미얀마에 손을 내밀었다. 미얀마는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인도가 국경을 맞댄 유일한 나라다.
미얀마는 중국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인도의 힘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미얀마는 군부독재 시기에 중국의 세력권 아래 들어갔다가 민주화 이후 국제제재가 풀리면서 대외관계를 넓히는 중이다.
빔스텍은
벵골만 7國 협력기구
빔스텍의 역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아시아의 인도ㆍ방글라데시ㆍ 스리랑카와 태국은 1997년 6월 광범위한 경제협력을 목표로 방콕에 사무국을 둔 아시아경제협력기구(BIST-EC)를 발족했다. BIST라는 명칭은 방글라데시, 인도, 스리랑카, 태국의 두문자를 조합해 만들어졌다. EC는 경제협력(Economic Cooperation)을 뜻했다.
발족 당시 옵저버였던 미얀마가 가입하면서 BIST-EC는 BIMST-EC로 확대됐다. 이후 네팔과 부탄이 회원국으로 참여했다.
2004년 첫 정상회담에서 7개 회원국은 명칭을 BIMSTEC으로 정하고 ‘벵골만 다분야 기술경제협력 기구(Bay of Bengal Initiative for Multi-Sectoral Technical and Economic Cooperation)’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에 열린 제3차 빔스텍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은 오는 5월 방글라데시 다카에 상설 사무국을 설치하고 자유무역지대 조성을 위한 무역규범안을 만들어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에너지와 다른 분야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고 기반시설 투자 자금을 조달할 금융협력의 틀을 만들기로 했다.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빔스텍 6개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2004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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