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의 출발이 좋지 않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더니 통증까지 호소한다. 왼쪽 삼두근의 경미한 근육통이다. 2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어슬렉티스전과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결장했다. 지난해 18번의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0(47타수 16안타) 2홈런 3타점으로 활약한 것과 대조적이다.
추신수는 지난달 28일 캔자스시티와의 시범경기 뒤 “몸 상태가 50% 밖에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컨디션이 올라오는 페이스가 평소보다 늦은 것 같다”고 했다. 추신수는 시범경기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유형에 가깝다. 지난 네 시즌 시범경기에서 모두 0.800 이상의 OPS(출루율+장타율)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1.143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올 시즌의 대조적인 출발은 예견된 결과다.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텍사스 입단이 확정된 건 다소 늦은 지난해 12월 21일이었다. 추신수는 이후 국내에서 열린 각종 행사에 참석했다. 1월 15일이 돼서야 미국으로 떠났다. 새 팀 적응, 이사 등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시간은 한 달 남짓이었다.
시간에 쫓긴 추신수는 결국 부상을 입었다. 무리하게 훈련을 하다 삼두근을 다쳤다.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테드 레빈(57) 텍사스 부단장은 “경미한 수준”이라며 “빠른 시일 내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일단은 마음의 여유가 필요해 보인다. 추신수는 7년간 1억3000만달러(약 1387억원)의 거액에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붙박이 리드오프까지 약속받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를 거듭하면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추신수는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프로에게 몸을 만들 시간이 부족했다는 건 핑계”라고 했다. 이어 “남은 기간 컨디션을 올리는 데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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