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2017년까지 글로벌 톱3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부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지하 한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반기술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창출해 2017년에는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미국 화학 전문지 C&EN(Chemical & Engineering News)이 선정한 '글로벌 톱 20'에서 매출 기준으로 2010년 8위, 2012년 5위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발판으로 2017년 30조원 이상을 달성하게 되면 3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해법으로 내놓은 것은 바로 R&D 분야에 대한 투자 강화. LG화학은 지난해 R&D분야에 45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31% 증가한 59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도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LG화학이 지금까지 국내 화학산업을 이끌어오면서 소재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R&D"라며 "R&D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앞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R&D가 강한 세계적 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나라 시대의 문장가 한유가 잡설(雜說)에서 얘기한 '세유백락 연후유천리마(世有伯樂 然後有千里馬)'라는 말을 인용하며 인재에 대한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이는 '세상에 백락이 있어야 천리마도 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아무리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도 그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면 재능은 세상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박 부회장은 그 자신 스스로가 천리마, 즉 인재를 알아보는 백락이 되겠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 본인이 직접 해외 인재 구하기에 발 벗고 나서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박 부회장은 "내 경영사전엔 '고객'과 '인재' 딱 두 사람만 있는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인재'"라며 "인재가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부회장은 LG화학은 '사회와 함께 숨 쉬는 책임감 있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바로 '안전환경'. 그는 "공장에서 업무 회의 전에는 반드시 '안전훈(訓)을 제창하고 시작한다"며 "안전환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적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박 부회장의 신념 아래 LG화학은 투자 활동 중 안전환경 관련 투자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실제 LG화학은 지난해 안전환경분야에 900억원을 투자했다. 또 올해는 이보다 56%가 증가한 14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박 부회장은 지난달 본사 안전환경조직을 임원급으로 격상시키고 진단을 전담하는 팀도 신설했다.
박 부회장은 올 한해도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산업 현장도 위기감에 휩싸여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1947년 설립 이래 숱한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해 온 저력과 2만2000명 우리 임직원들의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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