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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이산상봉가족"죽으면 소식이라도 알게 편지왕래라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6초

24일 오후 단체상봉 화기애애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 진행

[금강산=이산가족상봉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이 24일 오후 4시부터 단체 상봉을 갖고 이틀째 만남을 마무리했다.


전날 60여 년 만에 재회했던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과 남측 가족 357명은 이날 오후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을 가졌다. 이날 오전 금강산호텔 개별상봉, 정오 공동중식에 이은 세 번째 만남이었다.

공동상봉에서는 남북 가족들은 처음에 보인 어색함은 전혀 보이지 않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만남을 이어갔다. 남측 가족이 먼저 테이블에 앉아서 북측 가족이 오기를 기다렸다.


남측 가족들은 북측 가족들이 들어올 때 문 앞까지 나와서 손을 꼭 잡거나 팔장을 끼고 자리로 안내했다. 일부 가족들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가족들이 앉은 테이블에는 북한이 제공한 간식인 과자 봉투가 놓여져 있었는데 남측 가족들은 "북한 과자는 가져가고 남한 과자는 여기서 먹자"고 말해 분위기를 밝게 했다.


남북한 가족 모두 눈에 띄게 편안한 모습이었으며 특히 북측 가족들도 많이 웃고 말도 많이 했다.


북측 김영택(81) 씨를 만난 남측 동생 김영덕씨와 김홍묵씨는 "일년에 한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좋겠다"면서 "이런 만남이 정례화돼야지 안그러면 후유증 때문 너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북측의 형 리학봉(82)씨를 만난 이학진(74)씨의 조카 이우성씨는 메모지에 가족들의 생일을 일일이 적었다. 사촌인 김옥저씨는 "서로 맞춰봤더니 날짜가 맞다"면서 "서로 자식 생일을 몰라 이번에 아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북측 유성렬씨(82)의 남측 가족 조카 며느리로 참석한 이현진(37)씨는 캠코더로 남측 가족에게 보낼 영상메시지를 녹화해 주목을 끌었다 유씨는 북측 가족, 남측 가족들에게 영상으로 인사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안부를 전했다.유씨는 녹화 후 영상을 재생해 보기도 했다.


북측 김갑철(83)씨를 만난 남측 동생 김갑례(81)씨는 "내일이면 못본다.헤어지면 앞으로 모호지 않나.얼마 못 사실 것 같은데 죽은 소식이라도 알 수 있겠나.편지 왕래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앞서 이산가족들은 비공개로 진행된 가족 단위의 개별상봉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낸 뒤 점심식사 때는 사진을 찍으며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개별 상봉 때 이산가족들은 어떻게 북에 끌려가고 어떻게 살았는지 등 지난 세월이 사연들의 보따리를 푼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 가족은 북측 가족을 위해 준비한 의류와 의약품, 간식 등의 선물을 건넸고 북측 가족은 술과 식탁보 등 북한 당국이 준비해준 선물세트를 전했다.


2차 상봉단은 25일 오전 9시 금강산호텔에서 1시간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을 마감하고 오후 1시께 금강산을 출발, 오후 4시30분께 강원도 속초로 귀환한다.


2차 상봉이 끝나면 2010년 10월 이후 3년4개월 만에 재개돼 지난 20일부터 이어진 이산가족 1, 2차 상봉 행사는 모두 끝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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