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71명 회원에 장학금 전달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한때 도시지역으로 고등학교 진학도 고민했어요.” 농촌에 사는 육민우군(19)는 주요대학 합격자에서 도시권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현실을 우려해 중학교때 도시 고등학교로의 진출을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을 알게 되고 꾸준히 실력을 쌓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간 지금 그때 농촌에 남기로 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육군은 올해 당당히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에 입학했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던 구지훈군(15)은 중학교 1학년때까지 혼자 공부하면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답안지를 보고 해결하곤 했다. 그러다 우연히 어머니가 강남구청 인터넷 강의를 알게된 후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줄곧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강남구청의 인터넷 수능방송(이하 강남인강)을 듣고 공부한 학생들이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줄줄이 합격하면서 ‘강남 인강’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강남구청은 24일 강남구청 본관 3층 회의실에서 강남인강 장학생으로 선발된 71명에게 모두 300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한다고 23일 밝혔다. ▲대학합격부문 11명 ▲고교 성적우수·향상부문 33명 ▲중등성적우수·향상부문 26명 ▲검정고시 1명이다.
구청은 2004년 교육방송국을 연 이후 10년째 전국 어디서나 중고교생들이 연 3만원에 1094개의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청은 방송국 개국 당시 주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고자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타격을 우려한 관내 학원가는 물론 구청의 예산이 투입되는 데 따른 주민들의 반발도 있었다.
구청 관계자는 “방학이 되면 고시원이나 친척집에 머물며 대치동 학원을 다니는 지방 학생들 문제를 해결하고 사교육비를 감당할 형편이 안되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며 ”‘교육 특구’인 강남구의 특성을 더욱 살릴 수 있는 사업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남인강은 현재 전국에 170만명의 회원을 둔 인기 교육방송으로 자리잡았다. 구청은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이 최대한 금전적 부담을 갖지 않게끔 연 3만원이면 1년 동안 무제한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 8만원 이상의 수강료에 일정 기간동안 일부 강의만 제공하는 여타 민간사이트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구청 관계자는 “이른바 '스타강사'를 3차에 걸친 심사 끝에 채용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선생님의 강의를 골라 자신이 부족한 부분만 보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성적우수부문의 장학금을 받게 된 박주연양(13)은 초등학교 때 독일에 거주하다가 한국에 들어와 중학교에 입학하며 학교 수업에 어려움이 많았다. 박양은 “국어 어휘가 약해 학교 진도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강남인강으로 복습한 덕에 무사히 수업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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