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서 차기 행장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 달 중순 현 리처드 힐 행장의 교체가 금융당국에 보고됐지만 아직까지 후속 조치가 결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에서 리처드 힐 행장의 후임에 대한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힐 행장은 현재까지 자리를 유지하면서 국내와 해외를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힐 행장 후임으로 한국 지점 행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아제이 콴왈 대만SC은행장은 이 사실이 전해진 1월 중순 이후로 한 차례도 한국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SC은행 관계자는 "(언제 신임 행장이 취임할지)아직 결정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한국만 하는 게 아니라 그룹 전체적으로 인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상태가 3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C은행이 실적공개를 앞두고서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어서다. 3월께 지난해 결산 실적이 공개된 후 주요 해외 지점 행장 인사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힐 행장이 현재 행장직을 지키고 있지만 이미 교체가 결정된 마당에 정상적인 업무가 쉽지 않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인사를 비롯해 중요한 의사 결정은 다음 행장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SC은행의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연말을 앞두고 10만여 건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드러나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영국 본사는 한국 지점 100여 곳(25%)의 문을 닫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SC은행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 리더십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