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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경영 패러다임 3.0]家電박람회 간 아우디車, '트랜스포머'가 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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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영환경 변화 <상>무너진 경계
업종·산업 '융합' 새 먹거리로…아이폰·구글글라스 등이 대표적
정부, 창조경제의 핵심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제도는 아직 미흡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독일 고급차 아우디의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은 지난달 미국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로 꼽히는 이번 행사에는 루퍼트 회장 외에도 인터넷검색업체 야후, 통신장비업체 시스코 등의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단순한 가전전시회가 아닌 종합 정보기술(IT) 전시회를 방불케 했다. 세계 5위 자동차회사인 현대ㆍ기아차 역시 지난 2010년 이후 해를 번갈아가며 이 전시회에 참석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국제오토쇼에는 세계 1위 배터리회사 삼성SDI가 처음으로 참석, 각종 기술을 뽐냈다. 가전제품전시회라고 가전업체만 오는 게 아니며 모터쇼 역시 자동차 회사만의 전유물이 아닌 게 됐다. 루퍼트 회장은 CES 기조연설에서 "현재의 이동수단은 운전자와 자동차를 비롯해 주변환경, 교통인프라 나아가 일상생활의 모든 요소와 총체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연결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자동차공학혁신이 전자전기제품 기술에 기반하고 있기에 전자제품박람회가 모터쇼만큼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왜 융합인가 = 18세기 산업혁명 후 수송기술의 발달이 국가의 경계를 무너뜨렸다면 20세기 후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산업간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1차산업은 물론 기술 기반의 2ㆍ3차산업도 발전을 거듭한 끝에 정체상태에 이르렀고 각 산업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더 이상 한두가지 기술이나 수단을 새로이 하는 것만으로는 혁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 다다랐다.

업종간, 산업간 융합은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로 작용했다. 기존의 산업을 혁신하거나 새로운 사회적 가치, 시장 가치를 낼 수 있기에 융합에 기댄 셈이다.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을 두고 소비자들이 위대한 발명품으로 꼽는 것도 단순히 기술적으로 뛰어난 제품이기에 앞서 기존까지 하드웨어에 골몰했던 휴대전화 제조업체나 사용자들에게 소프트웨어를 접목하는 방식을 일러주었기 때문이다.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가 지난해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융합이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82%를 상회했다. 기업들은 특히 기존에 보유했던 기술이나 생산하는 제품을 개선할 수 있거나 혹은 경쟁업체의 제품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융합을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내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ICT융합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구글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자동차나 가전제품, 의료기기에도 운영체제(OS)가 탑재되고 응용프로그램이 들어가는 등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고 있다며 "전통적인 서비스업 역시 ICT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나서지만…아직 못 받쳐주는 제도 = 박근혜정부 들어 주요 국정과제로 부상한 창조경제 역시 현실에서는 업종간ㆍ산업간 융합을 통해 구현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가 그간 보여준 행보는 이 같은 점을 잘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소재부품과 시스템, 에너지, 창의 등 4개 분야별로 나눠 대형융합과제 총 13개를 선정해 향후 집중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첨단 ICT기술과 자동차 제조기술을 통합한 자율주행 자동차,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하는 이동수단 핵심소재를 개발하는 일을 목표로 하는 등 각 분야별로 나누고 또 여기서 수십여가지 별도 과제를 만들었다.


아울러 국민생활과 밀접한 안전ㆍ건강ㆍ문화 등 각 분야별로 나눠 대표적인 융합사업모델을 발굴하기로 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어린이나 노인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위성지리정보시스템과 CCTV와 같은 통합관제 정보를 활용하는 일이나 한국인 특성에 맞는 유전적 빅데이터를 구축해 이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사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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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융합이 중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민관학 모두 수긍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융합을 통한 성과물을 인정받기까지 행정적ㆍ제도적 절차가 여전히 과거 시대에 머물러 있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생산기술원 국가융합지원센터가 정부가 지원하는 융합 협업과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예산지원 중심으로 구성된 데다 산업간 융합을 촉진하는 체계화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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