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는 2월 중순부터는 지반이 녹으며 흙막이 시설이 붕괴하는 등 사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도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토사 붕괴로 매몰되는가 하면, 비탈면 깎기 작업 중 돌덩어리가 낙하해 사망자를 낳는 사고들이 대표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해빙기에 발생하기 쉬운 지반 및 토사 붕괴 등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월17일~3월14일 전국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해빙기 대비 건설현장 집중 점검'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고용부가 계절별 재해현황을 파악한 결과 동절기나 장마철에 50명가량이었던 재해 사망자수는 해빙기에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12월~2013년2월 발생한 재해자수는 2633명, 사망자수는 50명이었으나, 해빙기인 2013년 2~4월 재해자와 사망자는 각각 5674명, 124명으로 대폭 늘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올해 해빙기 고위험 건설현장을 더 많이 점검하기 위해 현장의 위험도에 따라 차등관리를 하기로 했다.
지반 및 토사 붕괴 등 대형사고에 취약한 현장, 굴착공사, 대형교량 및 터널공사, 타워크레인 등 건설기계를 많이 사용하는 현장 중 고위험 현장 500여 곳을 선별해 집중 감독을 하고, 나머지 현장은 예방점검 및 현장소장 교육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또한 이번에 법위반 사항이 발견된 사업장은 사법처리,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재해발생 위험이 있는 작업 장소나 기계·기구 등은 작업 및 사용을 즉시 중지하도록 명령하는 등 행정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용부는 해빙기 건설현장의 재해 유형별?위험 요인별 안전대책과 안전점검 확인 사항 등을 담은 매뉴얼(해빙기 건설현장 안전보건 가이드라인)을 홈페이지에 게시해 건설업체 및 건설현장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박종길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해빙기는 지반 붕괴 등의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데다 겨우내 못했던 공사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강행하는 경우가 많아 건설재해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도 위험요인에 대한 사전 확인 점검을 철저히 하는 등 대형사고 예방에 철저를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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