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철도청 공식 발표, 10편 전량 기술결함 가능성…'이례적 조치'에 후속조치 관심고조
현대로템 "원인 파악 중, 국내 기술연구소팀 급파할 것"
2010년 현대종합상사와 컨소시엄 형태로 3500억원에 수출한 고속철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김승미 기자]우크라이나를 달리던 현대로템산(産) 고속철 10편(90량)이 무기한 운행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기술결함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현대로템이 수출한 특정 전동차가 기술문제로 잠시 운행이 지연된 적은 있었지만 수출 물량 전량이 기약 없이 멈춰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현지 주요 외신 및 현대로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철도청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한국기업인 현대로템으로부터 수입한 교외선 고속철 10편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크라이나특급(Ukrainian Express)이라고 이름 붙여진 해당 고속철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카리코프·도네스크 등 3대 도시를 연결하는 최고 속도 160㎞의 전동차다. 현대로템은 2010년 11월 현대종합상사와 컨소시엄을 맺고 우크라이나에 수출했다. 규모는 총 3500억원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부터 우크라이나 교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현재로선 운행이 재개될지 알 수 없다"며 "현지에 파견 중인 유지보수팀이 원인을 파악 중이며, 조만간 (국내) 기술연구소팀을 급파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한 뒤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철도청의 운행 중단 결정은 수년간 지속된 현대로템산 고속철에 대한 국민 불만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이번에 운행이 중단된 우크라이나 고속철이 시운전 단계부터 기술적 문제로 국민 불만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2012년 12월 납품 직후 약 보름간 진행된 시운전 중 현대로템 고속철 10편은 총 20회의 고장이 발생, 승객들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급기야 지난해 1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고속철 공급사로) 현대로템 (결정)은 심각한 실수였다"며 국민을 상대로 공식 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어 같은 해 12월과 올해 1월에도 특정 전동차에 기술 결함이 발생하며 또다시 정차 지연 소동이 벌어지자 현지인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1월 전동차 지연으로 피해를 본 승객들에게 우크라이나 철도공사는 10만달러를 보상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