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40대 여성이 7년 전 간암으로 숨진 남편의 시신과 동거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이 여성은 "계속 기도하면 남편이 부활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이 같은 엽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 방배경찰서는 12일 숨진 남편의 시신을 7년 가까이 집 안에 그대로 유기한 약사 조모(47·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조씨는 2007년 초 간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모(1963년생)씨의 시신을 장례를 치르지 않고 방배동 한 빌라 거실에 그대로 뒀다. 경찰은 조씨가 "남편은 죽지 않고 살아 있다"고 말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편 신씨의 시신은 지난해 12월 발견 당시 거실 카펫 위에 이불이 덮인 채 눕혀 있었다.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은 바싹 건조된 상태였고, 조금 부패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7년이 지났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했다"며 "아내 조씨가 정기적으로 옷을 갈아 입혔다"고 전했다.
경찰은 약사인 조씨가 시신을 방부 처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지만 부검 결과에서 이 같은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윤성 서울대 법의학과 교수는 "간암을 오래 앓았다는 남편이 사망 전 극도로 야위어 신체에 물기가 없고, 가을·겨울 등 건조한 계절에 숨졌다면 '미라'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동부이촌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조씨는 시신이 발견된 빌라에서 조씨의 자녀 3명과 시누이와 함께 살았다. 이들은 등교·외출할 때마다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하는 등 시신을 산 사람 취급했다. 숨진 신씨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환경부에서 3급 부이사관까지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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