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협상시한 7일 넘기면 문제" vs 무디스 "타결만 되면 상관없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한도 상향조정 문제와 관련해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가 엇갈린 견해를 보였다.
무디스는 채무한도를 상향조정해야 하는 시한인 7일(현지시간)을 넘겨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견해를 밝힌 반면 피치는 7일을 넘기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7일은 미 민주·공화 양 당이 지난해 10월 연방정부 셧다운을 종료시키면서 연방정부 채무한도 상향조정 문제를 해결키로 정한 시한이다.
7일까지 연방정부 채무한도 상향조정 합의가 없으면 미국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하는 것이다. 다만 잭 루 재무장관은 7일을 넘겨도 재무부 긴급조치를 통해 이달 말까지는 연방정부 운용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루 장관의 말대로라면 7일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셈이다.
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만 상향조정된다면 7일을 넘기느냐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시간에 맞춰 채무한도가 상향조정되지 않는다는 점은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 충격은 일시적이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무디스는 최악의 경우 채무한도 상향조정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재무부가 재정지출을 줄여야만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삭감해야 할 재정 규모가 2011년이나 지난해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피치는 채무한도 상향조정 협상이 7일까지 타결되지 않아 재무부가 긴급조치를 사용할 경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연방정부가 2월과 3월에는 세금 공제를 해줘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재정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따라서 지금 재무부가 긴급조치를 취하는 것은 지난 번과 달리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채무한도 상향조정과 관련한 정부의 일정이 미국의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이 어떻게 해결될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와 무디스는 똑같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부여하고 있지만 등급 전망을 무디스는 '안정적'으로 피치는 '부정적'으로 다르게 주고 있다.
피치는 반복해서 미국의 신용에 대한 불확실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달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AAA 등급 국가들은 이런 문제를 갖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피치는 내달 21일 미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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