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STX조선해양의 추가부실 규모가 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단이 이미 결의한 2조7000억원을 포함하면 경영정상화를 위해 총 4조4500억원의 돈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STX조선의 재실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이날 열린 채권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STX조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에 보고했다.
재실사 결과 STX조선의 추가부실 규모는 1억8000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조사한 우발손실 규모인 1조8509억원보다는 다소 줄어들었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해 7월 실사를 통해 올해까지 2조7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추가 조사결과 1조8500억원 규모의 추가부실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고 이에 안진회계법인과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회사에 대한 전면 재실사를 실시했다.
이번에 산정된 추가부실 규모 1조8000억원은 곧 채권단이 추가로 지원해야 하는 자금이다. 지난해 지원키로 결의한 금액 2조7000억원에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금액까지 더하면 채권단은 STX조선에 4조45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번 재실사에서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1조3000억원의 추가 출자전환도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결의한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포함하면 채권단의 총출자전환 규모는 2조원에 달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11일 이번 재실사를 통해 드러난 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지원과 1조3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안 등이 담긴 안건을 부의해 14일까지 채권단의 동의 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이후 이달 말까지 출자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채권단 내 분위기에는 이미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한 이상 추가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고, 지역경제나 고용문제 등을 고려해도 추가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인력감축과 임금삭감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채권단의 이 같은 추가 지원에도 불구하고 STX조선의 상장폐지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추가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STX조선이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는 이상 상장폐지는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STX조선은 자본총계가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마이너스 6571억원에 달하는 등 완전 자본잠식상태다. 2013년도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인 올해 3월 말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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