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전략 중 하나인 '중진 차출론'이 서울시장 불출마를 밝혔던 정몽준 의원의 입장 변화를 계기로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안팎에서 '수도권 중진 차출론'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수도권 빅3(서울시장·경기도지사·인천시장)에 인지도 높은 중진 의원을 배치해 야권 후보들과 정면 승부를 해야 다른 지역선거에서도 수세에 몰리지 않을 것이란 논리에서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3일 황우여 대표가 주재한 공식회의에서 "경쟁력 있는 중진으로 꼽히는 분들은 서울 정몽준 의원, 인천 황우여 대표, 경기 남경필 의원"이라며 출마를 요구했다. 특히 출마를 고사하고 있는 황 대표에게는 "헌신적인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황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 차출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불출마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남경필 의원도 5월에 있을 원내대표에 출마하겠다며 경기도지사 출마를 고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정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하기로 결심하면 황 대표와 남 의원도 출마로 돌아설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아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중진 차출론은 정 의원의 선택에 달렸다"며 "주식백지신탁 문제 등 정치적 부담이 큰 정 의원이 이를 감수하고 서울시장에 출마하면 황 대표와 남 의원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당 지도부가 늘 '선당후사'를 명분으로 의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해왔는데 황 대표도 정 의원이 출마로 돌아서면 당 안팎의 요구를 계속 뿌리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지도부도 설득에 적극적이다.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의 정치적 목표나 행보에만 맡겨 놓고 기다릴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중진 의원뿐만 아니라 정부·여당으로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재를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남 의원에 대해서도 "출마를 할 수 있도록 당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지도부는 나경원·원희룡 전 의원 등 인지도가 높은 원외 인사에 대해서도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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