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이탈리아 자동차브랜드 피아트가 국내 재진출 일년만에 결국 판매가격을 낮췄다. 한국시장 판매대수가 당초 예상에 훨씬 미치지 못하면서 높은 가격, 부족한 라인업 등이 그 요인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피아트는 국내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전 모델 라인업에 걸쳐 소비자 가격을 170만~500만원 인하하는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친퀘첸토 팝(500 POP)은 2270만원, 친퀘첸토 라운지(500 Lounge)는 2570만원으로 각각 420만원 인하됐다. 친퀘첸토C(500C)는 3130만원으로 170만원 하향 조정됐다. 또 2000cc 디젤 4륜구동 7인승 패밀리 SUV 프리몬트는 4490만원으로 500만원 인하됐다(이상 VAT포함).
또한 피아트는 2월 한달 간 친퀘첸토와 프리몬드 전 라인업에 대해 선수금 없이 차량을 인수할 수 있는 선수금 제로 프로모션도 제공키로 했다.
아울러 상반기 내 외관을 더욱 화려하게 꾸민 친퀘첸토 이탈리아(500 Italia) 스페셜 버전을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친퀘첸토 출시 57주년을 기념한 1957년 누오바 친퀘첸토의 빈티지 스타일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친퀘첸토 레트로(500 Retro)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고성능 버전인 친퀘첸토 아바스(500 Abarth)의 국내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피아트가 한국 시장 재출범 일년만에 대대적인 가격조정에 나선 까닭은 판매부진과 무관치 않다. 철수 16년만인 2013년 한국 땅을 다시 밟았으나, 첫해 성적표가 당초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탓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피아트는 지난해 총 507대를 판매했다. 작년 2월 출범 당시 내부 목표로 잡았던 2000~2500대선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시장 점유율 역시 0.32%에 그쳤다. 이마저도 작년 하반기에 대대적인 가격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12월 판매량은 63대, 시장 점유율은 0.51%를 기록했다.
이 같은 판매 부진은 높은 가격, 부족한 라인업 탓이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대표모델인 친퀘첸토의 경우 3000만원에 육박해 비싸다는 평가가 제기됐었다. 또한 2~3개에 불과한 라인업도 판매량을 끌어올리지 못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후발업체인만큼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한 독일차 브랜드들에 비해 브랜드 파워, 네트워크 등에서도 밀린다는 평가다.
피아트 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는 파블로 로쏘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지난 1년간 피아트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동시에 고객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왔다”며 “친퀘첸토 라인업의 가격 조정과 스페셜 에디션 및 신규 모델 도입을 통한 선택의 폭 확대 등이 모두 고객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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