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터키, 기준금리 인상으로 환율방어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통화위기를 맞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여파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자 해당국들은 일제힌 ‘금리인상’ 카드로 환율방어에 나섰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터키부터 인도까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 등에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이날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1주 레포금리를 기존 4.5%에서 10%로 5.5%포인트 인상했다. 터키가 2010년 5월 1주 레포금리를 운용한 이후 사상 최대폭의 인상이다. 터키 중앙은행은 또 하루짜리 대출 금리도 기존 7.75%에서 12%로, 하루짜리 차입금리는 3.5%에서 8%로 인상했다. 시장 전망치 1~3%포인트 인상보다 대폭 올린 것이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터키 리라는 반등해 달러당 2.19리라로 올랐다.
앞서 인도 중앙은행도 전날 기준금리를 8%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동결을 예상했지만 루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전격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이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 6개월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렸다.
다른 테이퍼링 취약 신흥국들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와 비슷한 28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점쳐졌다. 말레이시아도 이날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올해 하반기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멕시코와 콜롬비아도 3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이번 신흥국 통화위기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호세 비날즈 이사는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계속 점검하는 것이 신흥국 위기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며 “가뜩이나 치솟는 물가가 더욱 오를 경우 투자 심리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신흥국 혼란이 미국의 테이퍼링에 따른 구제적 문제라기 보단 신흥시장의 특정요소로 제한됐다며 “패닉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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