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아르헨티나발 금융위기 우려 속에 급등했던 달러화와 엔화 가치가 소폭 조정을 받는 분위기다. 신흥국의 연쇄 도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몰렸지만, 최근 달러화와 엔화 가치 급등세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퍼진 탓이다.
28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떨어진 1080원에 개장했다. 최근 6거래일 동안 23.9원이나 폭등한데 따른 경계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까지 외환시장을 압도한 건 신흥국의 '도미노 금융위기' 공포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ㆍ달러 환율이 3.2원 오른 1083.6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세에 따른 위험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평가 속에서 28일 개장 직후 원ㆍ달러 환율은 서서히 내림세를 보였다. 오전 10시 8분 현재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2원 내린 1078.4원까지 하락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지난 주 몸값이 폭등했던 엔화 값도 조정을 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오후 5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당 엔은 전일보다 0.39엔 오른 102.63엔에 거래됐다.
주식시장도 전일 급락세를 벗어나는 형국이다. 이 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98포인트 오른 1914.32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코스닥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금융센터는 "국제 금융시장의 아르헨티나에 대한 익스포저는 500억달러를 밑돌아 규모가 크지 않지만, 터키나 태국 등 신흥국 전반에 위기가 확산될 경우 시장이 또 한 번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정부는 신흥국 시장의 불안이 예견된 일이지만 최근의 움직임이 애초의 예상범위를 벗어난 수준으로 판단하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양적완화의) 물량이 줄어드는 게 아니고 늘어나는 폭이 줄어드는 것인데도 이렇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마무리하는 데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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