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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정보 빼내 휴대전화 개통· 인터넷카페 가입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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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판매점 직원이 대포폰 개통, 해외 밀반출 20억 챙겨… 도용 개인정보로 ‘카페 어뷰징’, 40명 적발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정보가 유출돼 휴대전화 개통과 인터넷 카페 회원으로 가입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돈만 주면 타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인터넷 포털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 낼 수 있는 환경에 노출돼있는 것이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28일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중국 등지로 팔아 20억여원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송모(36)씨를 구속했다.

송씨는 휴대전화 판매점의 영업팀장으로 일하면서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대출알선 업자들에게 건 당 25만∼50만원을 주고 10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개인정보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해 신분증 사본과 통장 사본도 포함돼 있었다.


송씨는 이들 개인정보로 피해자들 몰해 일명 ‘대포폰’을 개통하고, 이를 중국 등 해외 등지로 불법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송씨가 유심칩을 제거해 휴대전화를 해외로 밀반출했음에도 단말기 할부금 등이 명의 도용 피해자에게 계속 청구돼 추가 피해신고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 송씨가 온라인 메신저에 ‘개인정보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남기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대출알선 업자들이 이를 보고 연락을 해왔고, 건 당 25~5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송씨는 10개월간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피생활을 했으며 검거 당시 총 72건의 지명수배와 함께 인천지검에 736건의 피해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해커들로부터 국내 포털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싼값에 사들여 인터넷 카페 관리 대행업자 등에게 팔아넘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개인정보 판매자 안모(35)씨와 카페 관리 대행업자 김모(21)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단순도용자 이모(26)씨 등 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안씨는 2012년 6월 중국 현지의 동거녀를 통해 해커를 소개받은 뒤 국내 포털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20만건을 개당 140∼160원씩 3000여만원을 주고 넘겨받은 혐의다.


안씨는 이들 개인정보를 카페 관리 대행업자나 구입 희망자 등에게 판매해 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카페 관리 대행업자 김씨 등은 특정 단어 검색 시 카페 평가지수를 상승시켜 상단에 노출하는 이른바 ‘카페 어뷰징’을 하는 데 사용하기 위해 안씨에게서 개인정보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단순도용자 이씨 등은 이 개인정보를 중고물품 거래사이트에 남의 명의로 매물을 올리거나 자신의 카페·블로그 방문자 수를 늘리는 데 이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 포털 사이트에서 다른 사람의 아이디가 도용돼 인터넷 카페에 가입된 사례가 있다는 제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했다”며 “안씨 통장 거래내역을 근거로 개인정보를 구매한 것으로 의심되는 100여명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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