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8분기만에 스마트폰 판매 감소…애플은 분기 첫 5000만대 판매 돌파했으나 예상 밑돌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이르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모두 시장 전망을 밑돌았다. 삼성전자는 18분기 만에 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했고 애플은 아이폰 다양화, 가격 파괴 정책에도 전문가 예상보다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28일 애플은 실적 발표를 통해 2013년 4분기(회계연도 2014년 1분기) 아이폰을 5100만대 판매했다고 밝혔다.
1년 전 판매량 4780만대보다 320만대 늘어나면서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 5000만대를 돌파했지만 증권가 전망치인 5530만대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아이폰이 평균 5500만∼5600만대, 많게는 5970만대까지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576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131억달러, 주당 당기순이익은 14.50달러로 집계됐다. 아이패드 판매량은 2600만대, 맥 판매량은 4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0만대, 70만대 증가했다.
애플은 올해 1분기 실적 또한 전문가 예상보다 낮게 잡았다. 애플은 1분기 매출 420억∼440억달러, 총마진율 37∼38%, 영업비용 43억∼44억달러, 영업외수지 2억달러, 세율 26.2%를 제시했다. 애플이 시장 전망보다 낮은 수준의 1분기 실적 예상을 내놓자 애플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8.08% 폭락했다.
앞서 24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낮은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직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3분기 8840만대에서 4분기 8600만대로 감소했다. 삼성전자 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역성장한 것은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18분기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IM부문 4분기 매출은 33조8900억원, 영업익은 5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전년 대비 동일하고 직전 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나란히 시장 예상을 하회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숙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유럽 등 선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에 달한 것이다. 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은 지난해 1분기 299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3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300달러 이상 고가 스마트폰 시장도 2011년 2억3790만대, 2012년 2억9220만대, 2013년 3억2490만대로 성장하다가 올해부터는 3억2000만∼3억3000만대 근처에서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삼성전자식 모델로 판매 전략을 바꾸면서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하는 상황에서 파장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애플은 아이폰5s와 아이폰5c 두 종을 내놓으면서 가격, 색상 등을 다양화했고 또 미국, 일본 등에서 이통사 보조금을 용인하며 공짜 아이폰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펼쳤다. 중국 1차 출시 효과도 미미했다.
한편 지난해 연간 기준 삼성전자는 3억1980만대, 애플은 1억53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점유율은 각각 32.3%, 15.5%다. 뒤를 이어 화웨이는 5040만대(5.1%), LG전자는 4760만대(4.8%), 레노버는 4550만대(4.6%)를 판매해 3∼5위로 집계됐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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