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겨울 길거리 대표간식인 군고구마가 백화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고구마 가격이 금값이 되면서 거리에서 군고구마 노점상들이 사라진데 반해 백화점에서는 '추억의 대표 간식'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해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은 일일 평균 400개 가량의 군고구마를 판매하고 있다. 10kg 고구마 한박스에 40개 정도가 담겨 있는 것을 고려하면 백화점에서 하루에 10박스 이상씩 판매하고 있다.
가격도 비싸다. 군고구마 가격은 100g에 1500원 선이다. 무게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평균 고구마 한 개당 4000원 정도다. 재료비와 인건비, 수수료 등이 원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보통 1~2개씩 구매한다"라며 "군고구마 고객이 하루에 200~300명 정도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길거리에서는 군고구마 노점상이 사라진 지 오래다. 군고구마통을 판매하는 서울 중구 황학동 서울중앙시장 매장 직원은 "5년 전만 해도 한해 군고구마통을 50개씩 팔았는데 이번 겨울에는 20개도 못팔았다"고 했다. 실제로도 종로, 홍대 등의 번화가에서는 군고구마 노점상이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군고구마가 거리에서 사라지고 백화점에서 잘 팔리는 것은 고구마 가격이 최근 3년 새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2010년 2만원대였던 10㎏당 고구마 가격이 지난해 4만원대로 두배 넘게 뛰었다. 올해는 가격이 다소 내려갔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다. 최근 고구마는 2만~3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부가비용이 늘어난 점도 길거리에서 군고구마를 찾아볼 수 없게 하는데 한몫했다. 길거리 군고구마통은 LPG가스를 사용하는데 20㎏짜리 LPG가스 한통 가격이 4만원 대다. 길거리 고구마 가격은 한 개당 1000원꼴인데, 한박스 팔아야 LPG가격을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백화점은 다르다. 길거리에서 한개당 1000원은 비싸다며 안 사먹던 사람들이 고급스런 백화점으로 들어온 군고구마는 3배 이상 비싸도 사먹는다.
백화점 관계자는 "추억의 간식이란 인식이 커지면서 쇼핑하러 온 고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군고구마가 겨울뿐 아니라 일년내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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