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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펑크 신용평가 빅3에 도전, ARC의 관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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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의 신뢰에 구멍이 뚫린 자리를 신흥경제국들에서 함께 세운 신생회사 ARC레이팅스가 채울 수 있을까.


지난 몇 년 동안 펀드평가회사 모닝스타, 경영컨설팅회사 크롤, 중국 신용평가회사 다공(大公) 등이 나섰지만 아직 빅3의 틈새를 차지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에 비해 ARC레이팅스는 신생이지만 고객사 기반을 넓게 갖추고 사업을 시작했다는 강점이 있다.

ARC가 자리를 잡기 위한 관건 중 하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인정하는 신용평가회사로 진입하는 일이 꼽힌다.


ARC레이팅스는 인도와 말레이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포르투갈 등 신흥경제 5개국의 신용평가회사들이 합작 투자해 지난 16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돛을 올렸다. 인도 CARE레이팅스와 말레이시아 MARC, 브라질 SR레이팅스, 남아공 GCR, 포르투갈 CPR가 ARC레이팅스 지분에 참여했다.

ARC레이팅스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출범 행사를 갖고 채권 등급을 부풀려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장했다고 비판받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 등 빅3 신용평가회사의 고객을 흡수해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제 포커스 에스테베스 ARC레이팅스 최고경영자(CEO)는 "2008년 미국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론) 관련 시장 붕괴 이후 세계는 급속히 변했다"며 "ARC와 5개 창립 파트너사는 구식 신용평가 방식과 접근법은 더 이상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우웨 보트 신용평가책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충격이나 사이버 공격 위험 등을 반영하는 '시스템 위험 등급' 같은 새로운 신용등급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S&P와 무디스는 세계 신용평가 시장을 약 40%씩 점유하고 피치는 17%를 차지해, 이들 세 회사가 세계시장의 95%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S&P의 한 대변인은 ARC 출범과 관련해 한 통신사에 "우리는 고품질의 독립적인 신용평가를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신용위기와 관련한 다양한 견해를 제공할 경쟁을 환영한다"면서도 "채무불이행 위험 지표로서 우리의 기업ㆍ국가 신용등급 실적은 매우 튼튼하며 금융위기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신용평가 빅3 회사는 서브프라임 위기가 터지면서 신용등급 '뒷북' 조정으로 빈축을 샀다. 특히 수수료가 후한 부채담보부증권(CDO)에 높은 등급을 매겼다가 CDO가 정크본드로 추락하면서 비판은 물론 소송에도 휘말렸다. CDO는 주택담보대출을 바탕으로 발행된 채권인 주택저당증권(MBS)과 회사채 등 다른 채권을 묶은 자산을 기초로 구성됐다.


ARC레이팅스는 중견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잡았다. 이 회사는 참여한 5개 신용평가회사의 고객회사 약 6000곳 중 600곳 정도가 조만간 런던 같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할 만큼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모흐드 라즐란 무함마드 말레이시아MARC CEO는 "기업이 빅3에 신용평가를 의지하는 것은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었다"며 시장 개척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ARC레이팅스는 참여한 개별 국가에 고객 기반을 갖고 출발했지만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는 인지도가 낮다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ARC레이팅스는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으로부터 신용평가업무 인가를 받았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금융당국의 인가를 아직 얻지 못했다. 인가 못지않게 중요한 관문이 SEC와 ECB가 신뢰도를 인정하는 신용평가회사 리스트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신용평가회사가 높은 투자등급을 매긴 채권은 ECB를 비롯한 기관에서 초저금리 대출의 담보로 받아준다. SEC는 10개 신용평가회사에 이런 지위를 줬고 ECB는 빅3와 캐나다의 DBRS만 리스트에 올려줬다. 투자자는 담보대출에 유리한 채권을 더 좋아하게 마련이고, 채권 발행 회사는 이런 투자자의 선호를 고려해야 한다.


DBRS는 2007년 ECB 리스트에 들어가기까지 2년이 걸렸다. ARC레이팅스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지 가늠하려면 이 리스트에 얼마나 빨리 진입하는지를 보면 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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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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