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공개, 도덕성 검증 꺼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국무조정실이 처음으로 민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1급 고위공무원 공모에 나섰지만, 예상외로 지원자가 거의 없어 눈길을 끈다.
국무조정실(실장 김동연)은 최근 인사를 단행하면서 규제개혁을 총괄하는 규제조정실장에 대해 개방직 직위로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 24일 오후 원서접수가 마감되는데 23일 저녁까지 고작 2명만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의 1급 개방직 직위인데 접수는 기대를 밑돌았다. 지원자 두 명은 전직 고위공무원과 규제 전공의 대학 교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 문의는 폭주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개방직 직위에 대해 10여명이 전화를 걸어와 관심을 나타냈다"며 "오늘까지 이들 중 몇몇은 공모에 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화문의의 내용은 대부분 규제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었다. 전화로 공모절차에 문의한 10여명은 대부분 "재산을 공개해야 하느냐", "범죄 이력조사는 어디까지 진행되는 것이냐", "공직자 윤리 강령 기준은 무엇이냐", "위장전입도 문제가 되는 것이냐"는 등을 집중 질문했다.
1급 고위공직자는 엄격한 검증 절차가 따르기 때문이다. 1급 고위공무원은 개방직이더라도 재산이 공개되고 도덕성 등 철저한 검증작업이 사전에 진행된다.
국무조정실 측도 이 같은 질문공세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고위공무원에 대한 여러 가지 혜택도 많지만 그만큼 많은 제약도 뒤따른다"며 "본질적인 질문보다는 1급에 대한 윤리 강령 등 개인적인 문의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국무조정실은 이에 따라 최근 전문 헤드헌터업체까지 동원해 전문가 영입에 나섰지만, 까다로운 공무원 신분 검증에 부응하는 민간 전문가가 얼마나 될 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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