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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직자만 주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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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상임금 가이드라인 제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부분 따라
정기상여금의 '고정성' 적용여부, '신의칙 적용시점'은 경영계에 힘 실어줘
노동계 즉각 반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2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을 대부분 따르고 있다. 통상임금 판단기준인 정기성ㆍ일률성ㆍ고정성에 대해서는 기존 정부의 입장보다 대법원의 판단과 궤를 같이했다. 다만 법리해석상 쟁점이 됐던 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정기상여금은 무조건 통상임금?= 대법원은 통상임금의 조건으로 정기성과 일률성, 고정성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사건에서는 정기상여금이 아니라 복리후생비에서만 이 같은 판단기준을 적용해 현장에서는 '정기상여금에도 이 같은 판단기준이 적용되는지'를 두고 혼란이 있었다. 정기상여금의 경우 정기성과 일률성에는 부합하지만 고정성은 지급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고정성에 대한 법리적인 판단은 정기상여금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즉, 정기적으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상여금이라 할지라도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되고 있다면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다만 퇴직자에게도 일할 계산해 지급했다면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 예를 들어 1월30일에 정기상여금이 지급됐는데 1월13일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도 17일치의 상여금을 지급했다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의미다. 이 경우에는 임금지급이 '추가적인 조건에 관계없이' 이미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고정성이 성립하는 것으로 봤다.

◆신의칙 적용시점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적용시점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적용시점을 두고 의견을 달리했다. 노동계는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온 다음날인 지난해 12월19일을 기준으로 판결이 적용돼 이후부터는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현재의 임금협약이 만료된 후부터 판결을 적용함으로써 이 전까지는 신의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고용부는 "신의칙 적용시점은 임단협 등 노사가 합의한 기간을 기준으로 해야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사실상 경영계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고용부는 "노사 일방의 교섭 요구 또는 일부 근로자들이 서면 등으로 이의제기를 한 경우 신의칙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면서도 "판결의 취지를 감안하면 바로 기존 합의의 신의칙이 부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임단협 등 노사가 합의한 기간을 기준으로 해야한다"고 밝혔다. 결국 올해 임금협상 전까지 받은 임금에 대해서는 소급청구를 사실상 제한한 것이다.


이는 노사간 분쟁보다는 대화를 통해 통상임금을 명확히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고용부는 "가급적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노사간 협의로 통상임금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단 조건이다. 대법원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명시적 혹은 묵시적 노사합의 내지 관행이 이뤄졌고 ▲추가임금 지급시 기업이 중대한 경영상의 곤란을 겪는다면 노조가 추가임금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신의칙이 적용되는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 판단기준은=고용부는 "개별적,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이번 갑을오토텍 사건에서는 '추가되는 임금이 차지하는 규모 등'을 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시간급 통상임금의 증가수준 ▲근로자 1인의 추가 연장근로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 증액 규모 ▲실질임금 인상률 대비 임금인상률 ▲당기순이익 중 근로자 추가임금 비중 등을 고려해 추가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임금이 경영상 이익에 어느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따져봐야한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소송이 제기된 개별 사안별로 구체적 사정에 따라 법원에서 판단을 하겠지만 소모적인 소송 등 소급분 다툼보다는 향후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노사 모두에 이롭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고용부의 지도지침에 대해 노동계는 "사용자에게 유리한 지침"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그동안의 판례에서 인정돼 온 체불임금을 못 받게 하는 것은 물론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노사갈등을 조정하기는 커녕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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