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포드 자동차가 5년의 산고 끝에 야심차게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픽업트럭 F-150를 출시했지만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보험료 상승과 공인 정비공장 부족이 그것이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 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포드가 알루미늄판으로 차체를 제작하는 등 미국 자동차 업계가 알루미늄 사용을 확대하자 알루미늄판 생산업체들도 자동차용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알루미늄판 생산업체 알코아는 미국 아이오아와 테네시주 공장 증설에 5억75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고 인도 힌달코 인더스터리스의 계열사인 노벨리스도 중국과 독일 공장을 자동차용 알루미늄 부품 공장으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5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문제는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한 자동차가 나오더라도 알루미늄 차를 취급할 정비공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미국 자동차정비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3만여 곳의 독립 정비공장 중 알루미늄 차체를 취급하도록 공인받고 장비를 갖춘 정비소는 10% 미만에 그친다.
정비공장은 철제 와이어브러시와 그라인더,샌더스 등을 별도로 갖춰야 한다.
충돌로 알루미늄 자체가 찌그러졌을 경우 정비를 받을 곳이 마땅하지 않다는 뜻이며 이는 소비자들이 알루미늄을 많이 쓴 차를 구입하는 것을 꺼리도록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자동차 보험료 상승도 문제다. 포드차는 연비가 향상되고 탑재량이 늘어난 만큼 소비자들이 10% 정도의 보험료 인상은 감수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포드 F-150은 전면부, 캡 전체, 화물공간, 후면 테일게이트의 외부 패널 대부분을 알루미늄을 사용해 차량 자체 중량을 317kg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차량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가 7% 정도 향상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포드 내부자료에 따르면, 포드 고객의 90%는 F-150을 다룰 수 있는 정비공장에서 2시간 거리 이내에 살고 80%는 30분 거리 이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150 구매자들도 이 픽업트럭이 시장에 나올 때 쯤이면 같은 정도의 시간에 정비공장에 갈 수 있을 것으로 포드측은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공인 정비공장들이 알루미늄을 취급하도록 하겠지만 여전히 소비자들과 보험사들이 선택할 정비공장의 폭을 좁히는 게 문제다. 정비공장이 충돌로 찌그러진 차체를 고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 수도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 딜러 체인망을 가진 자동차 판매 업체인 오토네이션의 마이크 잭슨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은 미국 자동차 업계 역사상 최대의 내기”라고 반신반의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