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애플 제품 베끼지 않겠다는 약속과 같아…삼성, 해당 조항 합의 부담 클 듯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특허 협상 전 진행 중인 실무급 협상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에 합의 조건으로 '반(反)복제 조항(anti-cloning provision)'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합의문에 반복제 조항을 두고 삼성전자가 이 조항에 동의해야만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조항은 2012년 11월 애플이 HTC와 특허 분쟁을 끝내고 합의할 때 협상 타결의 중대 조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협상에서도 라이선스 금액에 대해서는 유동적인 입장이지만 반복제 조항과 관련해서는 물러서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BJ 와트러스 애플 지식재산(IP) 담당 수석변호사는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삼성은 애플이 반복제 조항 없이 (합의) 제안을 했다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주장"이라며 "애플은 라이선스, 반복제 조항 등 두 개 영역에서 (삼성에) 제한을 두는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3월 말 미국 법원에서 시작되는 2차 특허 소송에 앞서 법원의 명령으로 특허 협상을 하고 있다. 2월19일 이전에는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과 팀 쿡 애플 CEO가 직접 만나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애플이 고집하는 반복제 조항을 신설하면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을 그대로 모방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어 삼성전자로서는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특허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는 "반복제 조항은 삼성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리더로 만든 전략에 완전히 배치된다"며 "삼성은 반복제 조항 자체를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반복제 조항이 양 사 특허 협상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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