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셰일금지하자 영국과 폴란드 등지에서 가스 생산 보폭 넓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폴란드에서 셰일가스 탐사를 계속 추진하겠다.”
유럽에서 셰일가스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프랑스 최대이자 세계 5위의 상장 석유회사인 토탈의 크리스토프 드 마제리(63) 최고경영자(CEO)의 각오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폴란드와 프랑스는 유럽에서 셰일가스 가채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히지만 프랑스는 국내에서 수압파쇄법을 통한 셰일가스 생산을 법으로 금지해 토탈은 미국과 아르헨티나,중국 등 해외에서 탐사개발에 나서고 있다.
드 마제리 토탈 회장 겸 CEO는 지난 12일 파리에서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파트너 회사인 미국의 엑슨모빌이 폴란드 시추 결과에 실망해 철수한다고 해도 다른 유정을 시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드 마제리 CEO는 “지금까지 시추한 두 개의 유정의 결과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다르게 혹은 다른 곳에 다시 시추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제리는 1974년 파리의 프랑스상과대학을 졸업하고 토탈에 입사해 40년째 일하고 있는 석유맨이다. 그는 그룹 재무부서와 탐사,생산부문의 여러 요직을 거쳤다. 1995년 중동 담당 사장으로 승진하고 1999년에는 탐사 및 생산부문 사장, 2002년 토탈그룹 탐사생산 부문 사장을 거쳐 2007년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했다. 그는 2010년 5월부터는 회장직도 겸직하고 있다.
엑손은 지난해 6월 2곳의 유정을 탐사 시추했으나 충분한 양의 가스가 나오지 않자 6곳의 시추허가를 폴란드 정부에 반납하고 폴란드를 떠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드 마제리 CEO는 “2개의 유정 시추결과 충분한 양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이는 비 전통의 유정이 갖는 문제”라면서 “앞으로 유정 하나 하나마다 매장량을 파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전통의 유정이란 기존 유정과는 다른 수법 즉 고압의 물과 모래,화공약품을 지하 셰일 암석층에 쏘아 암석층에 함유된 셰일오일과 가스를 추출하는 유정을 말하는 것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폴란드는 셰일가스가 다량으로 매장된 국가로 꼽힌다. 폴란드지질연구소는 지난해 3월 폴란드의 가채 셰일가스 매장량을 7680억㎥로 추정해 발표했다. 폴란드 재무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2020년까지 셰일암석층에서 수십억㎥의 셰일가스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제리 CEO는 “2곳의 시추유정에서 실망스런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폴란드의 잠재력이 무가치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토탈은 엑손과는 다른 전략을 채택해 새로운 셰일오일과 가스 개발권을 취득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토탈은 폴란드 뿐 아니라 영국에도 진출했다. 토탈은 영국 다트 에너지 소유의 동부 잉글랜드 보울랜드 의 2개 탐사권역(240㎢) 지분 40%를 4700만달러에 취득해 영국 최대 셰일사업자로 부상했다. 이 곳은 영국이 근 50년 쓸 수 있는 양인 1300조 입방피트의 셰일가스가 묻혀 있는 것으로 영국지질연구소는 추정하고 있다.
한편, 1924년 당시 프랑스 총리 레몽 푸엥카레의 제안으로 설립된 CFP(프랑스석유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 토탈은 130개국에서 9만7000여명을 고용한 석유가스 생산 회사로 전세계에서 하루 250만배럴 석유상당량을 생산하고 있다.전체 생산량의 약 20%가 액화천연가스(LNG)로 지난 2012년에 1140만t의 LNG를 판매했다. 2012년 총매출액은 2000억6000만 유로, 순익은 123억6100만유로를 달성했다.
토탈은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등지에 9곳의 액화천연가스(LNG) 공장을 두고 있으며 50여개국에서 탐사와 생산을 하는 등 탐사와 생산을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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