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삼성 유산소송 항소심에서 이맹희 전 제일비료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화해를 제의한 가운데 두 사람이 공교롭게 일본 도쿄에 있어 형제 간 도쿄 만남이 이뤄질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전 회장은 도쿄의 한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회장은 지난 11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통상 이 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할 때 도쿄에 머물렀던 것에 비춰 화해를 제의한 지난 14일 형제가 도쿄 하늘 아래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회장은 14일 재판부에 제출한 서신을 통해 "가족이기에 서로 만나서 손잡고 마음으로 응어리를 푼다면 화해에 걸리는 시간은 5분도 안 걸릴 것"이라며 화해를 위한 만남을 제의했다.
이 회장이 이 전 회장의 화해 제의를 받아들여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형제 간 만남은 1988년 봄 이후 25년 만이다.
양측의 말을 종합해보면 1987년 11월 선대회장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타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88년 봄 이 전 회장이 한국을 떠나 아르헨티나로 떠나기 전 만난 게 마지막이다.
아르헨티나로 떠난 이 전 회장은 이후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와 지방을 돌며 사실상 은둔과 유랑에 가까운 생활을 해왔다.
형제가 2심 판결을 앞두고 만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 전 회장이 화해를 제의하면서 소송가액을 올린 데다 재판에서 편지를 통해 이 회장을 압박하자 이 회장측이 '화해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더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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