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후, 지분 줄인 NAVER '최고가'…지분 늘린 NHN엔터 '신저가'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국민연금이 네이버(NAVER)와 NHN엔터테인먼트(NHN엔터)에 대한 투자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NAVER와 NHN엔터 지분을 9% 이상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이 지난해 NAVER 지분을 일부 팔고 NHN엔터 지분을 더 샀는데 NAVER 주가는 고공행진 중인 반면 NHN엔터는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주가와 반대방향으로 투자를 한 셈인데, 이로 인한 평가손실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NAVER 지분을 1.07%포인트가량 줄였다. 2012년 11월26일 기준 9.25%였던 지분 비중을 지난해 10월15일 현재 8.18%로 낮췄다. 이렇게 비중을 줄인 후 NAVER는 작년 12월 75만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지분을 줄였던 지난해 10월15일 종가 63만2000원에 비해 지난 10일 종가(69만원)는 5만8000원이나 껑충 뛰었다. NAVER가 지분 35만여주(1.07%)를 줄이지 않았다면 2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누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연일 신저가를 새로 쓰고 있는 NHN엔터가 더 심각하다. 국민연금은 NAVER의 지분을 줄이는 대신 NHN엔터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지난해 10월28일 기준 지분율 10%를 넘어서며 주요주주로 등극했다. 당시 국민연금이 공시를 통해 밝힌 NHN엔터 지분 155만2220주의 취득단가는 주당 11만3693원으로 28일 기준 종가(11만6000원)보다 주당 2300원 정도 낮았다. 당시만 해도 손해는 아니었다는 것. 하지만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로 들어섰고 국민연금의 평가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7일 국민연금의 주요주주 지분공시에 따르면 국면연금은 지난해 10월29일부터 지난 1월3일까지 NHN엔터를 총 82차례나 매매했다. 매매단가는 11만원대에서 9만원대로 꾸준히 낮아졌지만 모두 종합하면 이 기간 국민연금은 NHN엔터 22만8971주를 주당 10만3725원에 추가 매수했다. 지난 10일 종가 7만9700원에 비해 2만4025원 높은 가격으로 이 기간 사들인 23만여주의 평가손실만 55억원이 넘는다.
주가 급락 전 이미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했던 만큼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NHN엔터 지분(178만1191주)의 취득단가(11만2412원)로 추산한 평가손실은 약 583억원에 달한다.
NHN엔터의 경우 향후 주가 전망도 부담스럽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4분기 매출은 늘어나겠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하면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역시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3만원으로 낮췄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