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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윷판이다, '빽도'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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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남자가 사는 법 ②

인생은 윷판이다, '빽도'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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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창환 대기자] 아, 또 저 표정이다. 기획재정부 기자실에 아는 공공기관장이 인사차 들를 때가 있다. 나를 보고 뜻밖이라는 표정을 짓는다. "어! 왜 여기 앉아있어요?"라며 애처로운 표정을 보인다. 쉰 살이 넘는 사람이 왜 기자실에 앉아 있느냐는 얘기다.

20년 전 사무관과 기자로 만났다. 이제는 기자와 공공기관장으로 만난다. 한 사람은 정점에 올랐고 한 사람은 출발한 자리로 되돌아왔다. 자리와 사람이 하나로 여겨지는 세상. 패배자, 낙오자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뒤로 한 칸 가는 게 윷놀이의 '빽도'다. 윷이나 모를 치고 있는 그들이 나를 '빽도'로 보는 시선이 깔려있다.


로맨틱 코미디 '별에서 온 그대'는 러브라인 사이로 경쟁과 승부, 성공과 좌절로 이뤄진 우리사회를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 천송이와 한유라는 경쟁자다. 둘은 남의 결혼식장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더 튀려고, 이기려고 온갖 포즈를 다 잡는다. 송이의 절친인 '착한' 세미마저 송이의 위기를 틈타 거짓말까지 하며 기회를 잡는다. 친구도 동업자도 없다. 경쟁자인 동시에 친구를 뜻하는 도반(길동무)은 없다. 사방이 적인 초경쟁사회다.

꼬리 잘못 내리면 맛이 간다. "어쩌다 보니 빽도했어"라고 쫄면 안 된다. 공직을 그만두고 민간기업 대표가 된 선배가 찾아왔다. 세종시 생활이 어떠하느냐고 묻길래 "군자가 됐다"고 했다. 공부할 시간도 있고, 먼 곳에서 찾아주는 벗도 있다. 나이를 떠나 후배들과 어울리니 바로 논어의 군자3락과 일치한다고 이야기를 풀었다.


인생에는 승자, 패자만 있는 게 아니다. 다른 길도 있단 얘기다. 돌아온 답변은 "힐링하고 다시 일어서야지"였다. 틀림없는 위로의 말이다. 백이면 구십구 이런 식으로 대한다. 뜻은 고맙지만 별로다. 그래 내가 졌다. 나 자빠졌다. 이렇게 대답해야 속이 시원할 모양이다. 위로와 격려조차도 경쟁사회 속의 성공과 실패의 틀 속에 있다. 50년 동안 백악관을 출입하고 90세에 지방지에 다시 취직한 헬렌 토머스라는 기자사회의 전설을 말해줘도 귓등으로 듣는다. 높이 달린 담장 위의 포도를 포기하며 "포도가 시어서 맛이 없어"라고 변명하는 '여우의 신포도' 취급을 받는다.


나도 막가야 사람들이 말귀를 알아들을 것 같다. "철 좀 드세요 제발." 하고 싶은 말이다. 한 모임에서는 선배님들이 "자신이 할 일, 계속 할 일이 있다는 게 중요해. 진짜 좋은 선택이야"라고 좋아했다. 공공기관장을 역임한 분, 선거에 나가 지자체장을 역임한 분도 있다. 이 성님들 지금은 쉬고 계시다. 대한민국 남자들 이게 문제다. 찬밥을 먹어봐야 정신을 차린다. 찬밥 먹으며 대접이 소홀하다고 씩씩거리다 쉰밥을 먹어야 철드는 사람도 많다. 너무 늦게 철든다. 나를 포함한 우리들 얘기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우화는 경쟁에 매몰된 사람들을 애벌레 취급한다 . 줄무늬 애벌레 한 마리가 꿈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저 높은 곳으로 오르는 애벌레 무리에 합류한다. 애벌레 기둥의 정상에 오르려면 동료를 밟고 위의 애벌레를 밀어 떨어뜨려야 한다. 줄무늬는 나비의 눈빛에 이끌려 내려와 자기 몸에 고치를 두르고 줄무늬나비로 다시 태어난다. 사랑으로 태어난 나비는 하늘로 날아올라 세상에 널려있는 애벌레 기둥들을 내려다본다. 맹목적 경쟁이란 바벨탑을 쌓아 올리며 추락을 되풀이 하는 애벌레들 위로 두 마리 나비가 날고 있다.


100세 시대에 딱 들어맞는 우화다. 조직이 나에게 잠깐 맡긴 자리를 자신이라 생각하는 착각부터 날리자. 60세 시대에는 자리와 사람이 그래도 한동안 일치했다. 이제는 다르다. 출세하고 승리해도 잠시일 뿐 그 자리를 벗어난 더 많은 삶이 남아있다. 남산에서 돌 던지면 은퇴한 국회의원, 장·차관, 기업임원 등이 맞을 게 분명한 세상이다. 진짜다. 한번 던져봐라. 가까스로 꼭대기에 올랐는데 떠밀린 추락만이 남아있다면 허망하다. 기둥 밑을 맴돌면서 대장 애벌레 행세를 계속한다면 모두 피곤할 뿐이다. 스스로 만든 권위와 허세라는 감옥에서 나와야 한다. 어떻게? 빽도로.


빽도는 반전이다. 열심히 도, 개, 걸, 윷, 모를 하며 돌아도 결과는 모를 일이다. 다른 말에 잡혀 죽을 수도 있다. 도 자리에서 빽도는 단박에 결승점에 들어온다. 모를 연이어 네 번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를 한 번에 만든다. 자신이 선택해서 행복하고 좋으면 그만이다. 김정운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은 "재미있는 것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택하면 재미있어 진다"고 했다. 남 따라하지 않고 선택한 빽도는 행복하다. 어깨를 쭉 펴고 외쳐보자. "빽도 WHY NOT(뭐가 어때서)?"


인생은 윷판이다, '빽도'가 어때서?



빨리 늙는 대한민국…2060년 40%가 고령자


대한민국의 고령화추세는 심각하다. 고령화를 가늠하는 기준인 중위연령, 노인인구부양비, 고형화지수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을 나이 순서대로 줄을 세워보자. 가운데를 딱 잘라 중간에 선 나이를 중위연령이라 한다. 인구의 변천단계나 고령화 수준을 개략적으로 파악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다. 중위연령이 25세 이하인 인구는 '어린 인구'로 30세 이상은 '나이든 인구'다. 1980년 중위연령은 21.8세였으나 지난해에는 39.7세로 급격히 높아졌다.


2060년에는 59.7세로 전망된다. 60대는 경로당에 발을 못 붙이고 70대 초반이 경로당에서 심부름 한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2060년에도 나이로 서열을 정하는 경로문화가 여전히 유효할지 궁금하다.


고령화가 진행되는데도 기준연령인 65세는 요지부동이다. 정부도 고령화의 기준연령을 변경하는 방안을 생각해봤지만 일단 덮어두기로 했다. 우리나라만 쓰는 게 아니라 국제공동기준이기 때문이다. 국제 간 협의를 거쳐 조정할 필요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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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는 기준에 따라 산출하는 노인인구부양비와 고령화지수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노인은 늘어나니 불가피한 일이다. 한국인구의 고령화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은 일본이나 유럽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고령화수준이 2040년에는 이들 국가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40년이 되면 고령화지수가 288.6%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14세 이하 인구의 세 배 수준이란 말이다. 노년인구부양비는 57.2%다. 15~64세에 일하는 연령층 10명이 노년 6명을 부양해야 한다.



최창환 대기자 choiasi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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