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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상한제 도입,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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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집의 경제학1-2] 집주인이 본 전세시장
집주인 "사유재산 침해"…세입자 "주거안정에 필요"
與-野, 찬반 입장차 여전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전월세 상한제 같은 인위적 가격 규제책을 섣불리 도입하면 전세금 단기 폭등뿐 아니라 후폭풍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커진다. 임대주택 확대와 전세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정공법을 써야 한다."(심교언 건국대 교수)

"전셋값이 역대 최장기간 상승할 정도로 전월세 시장이 불안하다. 세입자들이 장기간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변창흠 세종대 교수)


급상승 추세를 보이는 전세보증금 인상폭을 제한해 집 없는 서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불거진 이 이슈는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민주당이 지난해 마지막 국회에서 한발 물러섰던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 제도 도입을 위해 관련 법안을 오는 2월 국회에서 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반면 새누리당과 정부는 여전히 시장 혼란과 부작용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월세 상한제'는 주택 임대차 계약을 연장할 때 인상률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해 세입자들을 보호하는 제도다. '계약갱신 청구권'은 현재 2년 동안 보장된 임대차 기간을 1회 연장해 4년까지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오랜 기간 논쟁을 거쳤지만 찬성과 반대 양측의 입장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논리에도 변함이 없다. 세입자들을 보호하는 장치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할 때 전월세 상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초래된 전셋값 상승을 가격 규제로 잡는 건 옳지 않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집주인들은 개인의 재산인 주택의 가격을 법으로 규제한다는 데 거부감이 크다. 사유재산 침해라는 논리다. 서울 마포구의 조용미(55·여)씨는 "내 집 가격을 내 맘대로 정할 수 없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그럼 가격이 떨어질 때도 동일하게 하한제를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경기 용인, 파주 등 미분양이 많고 주택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지역까지 전월세 상한제를 적용하는 건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김포한강 등 2기 신도시는 입주 당시 찾는 세입자가 없어 헐값에 전세 계약을 했고 최근 전세난 때문에 두 배 가까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셋값 폭등이 아닌 정상화 단계라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대안으로 지역별로 제도를 탄력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단기적으로 임대료를 상승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임대주택 공급량과 질을 떨어뜨린다"면서 "당장 눈에 부작용이 보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작년 말 여야 간 법안 빅딜이 논의되는 과정에서도 서 장관은 주택정책 전문가로서 끝까지 소신을 지키며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반대했다.


반면 세입자들은 꼭 필요한 제도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서울 구의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살다 재계약에 실패, 경기도 구리로 이사를 한 김정대(35)씨는 "세입자가 맘에 안 들거나 인근에서 전세금이 올랐다는 소리만 들려도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맘대로 올린다"면서 "주거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1989년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고쳐 의무 전세 임대차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했다. 전셋값 급등이 사회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해지자 정부가 내놓은 방법이었다. 그러나 1989년 서울 전세금 상승률은 23.7%, 다음 해에도 16.2%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도 평가는 엇갈린다. 2년간 임대료를 못 올릴 것을 계산한 집주인들이 미리 전세금을 올리려는 심리 때문에 시장에 대혼란이 일어났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당시에는 주택 가격 자체가 급격히 오르는 시기였기 때문에 전셋값 상승도 불가피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들 정책이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핵심 정책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최근 주택임대차 시장의 불안은 기본적으로 수급불균형에 있기 때문에 가격을 규제한다고 해도 안정되기는커녕 전셋값 급등과 이면계약 등 오히려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위적인 가격규제 정책에 대한 논의보다 임대시장의 수급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민간임대 시장 활성화와 전세 수요를 매매로 돌리는 거래 정상화 대책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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