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해 건강 관련 여행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처음 1억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성형 기술과 고급 종합검진 서비스가 만들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해 11월까지 건강 관련 여행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1억8710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2000억원에 이른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이는 전년동기의 수입 1억3830만달러와 비교해도 35%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건강 관련 여행 수입은 외국인이 수술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와 쓴 돈을 말한다. 환전 당시 외국환은행에 밝힌 여행 목적과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토대로 집계한다.
외국인의 국내 의료관광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우리 국민이 외국 병원에서 쓴 돈은 줄어들었다. 그 사이 내국인의 건강 관련 여행 지급은 864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천730만달러)보다 11.2% 감소했다.
수입은 늘고 지출은 줄어 지난해 11월까지 집계한 건강 관련 여행 수지 흑자폭은 1억70만달러까지 불어났다. 12월 수지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미 1억달러를 돌파했다. 월 단위 수지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내리 12개월 연속 흑자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적자를 면치 못했던 건강 관련 여행 수지는 2011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그 해 처음 5220만달러 흑자가 났고, 2012년에도 4380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2013년 흑자 규모는 전년 흑자폭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뛰어난 의료기술이 한류의 간판상품이 됐다는 의미다. 성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지만, 중동 등 자원부국의 VVIP들이 한국의 최첨단 종합검진 서비스에 반했다는 분석도 있다.
비경제부처에서는 그래서 국제수지에 잡히지 않은 의료관광 수입이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문화부 산하 한국관광공사는 '2013 한국 의료관광 총람'을 통해 보건복지부 통계와 자체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관련 수입이 1조10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 국제수지 통계치의 5배에 이르는 규모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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