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대한상공회의소 주최 '2014년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열린 6일 코엑스. 박근혜 대통령 방문 소식에 행사장은 일찍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정해진 식순에 따라 박 대통령의 인사말이 시작됐고, 공식 건배사를 제안한 경제계 인사들은 “창조경제를 위해”를 선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임시국회 막바지 이뤄진 각종 경제활성화법 통과, 이날 공개된 경제혁신 3년 계획 등.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가 민주화에서 활성화로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제계의 기대감이 행사장 곳곳에서 회자됐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관련 정책 변화를 '시의적절한 국정구상'이라며 화답했다.
달아오른 행사장 전체 분위기와 달리 현장에서 만난 개별 기업인들의 입장에는 온도차가 감지됐다. 업황 체감도가 상이했던 탓이다. 경제활성화법 통과, 경제혁신 계획에 대한 소감을 묻자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가 더 많다”는 식의 조심스러운 답변이 주를 이뤘다.
외국인투자촉진법 통과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 기업 총수는 “너무 오랜 기간 기다려왔던 부분이라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외국계 합작 파트너사 반응에 대해서는 “특별한 반응 없었고, 앞으로 대화를 해봐야 한다”는 불분명한 표현으로 입장을 대신했다. 실기(失期) 가능성에 대한 부담감이 관련법 통과에 따른 기대감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신년인사회서 신사업 투자계획을 자신 있게 밝힌 다른 한 기업 총수는 올해 사업계획을 묻는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번에는 특별히 사업계획에 대해 말해 줄 게 없다”고 말을 시작한 그는 “굳이 말한다면 올해는 업황이 너무 좋지 않아 보수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라는 정도”라고 말을 건네며 자리를 떴다.
기업가정신 회복 의지를 다지는 자리. 정책은 활성화를 가리키고 있지만 기업인들의 자신감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정부의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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